교섭단체 대표 연설 "정치란 정치인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
30조 원 규모 추경 필요성 재차 강조 "특정 항목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
'ABCDEF' 경제 전략 밝혀…"꿈·희망 복원하는 '제2의 산업화'"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여야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제안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정국을 겪은 이후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 주권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도록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은 지방자치법과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 지역교육감에 대해서는 주민소환투표를 통해 해당 직위에 있는 사람을 파면할 수 있다. 

지난 2007년에 도입된 주민소환제를 통해 파면된 경우는 이날까지 총 2건(경기 하남시의원 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건은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않아 미개표 처리됐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가 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0./사진=연합뉴스

현재 국회의원을 파면할 수 있는 경우는 국회에서의 제명안 및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는 상황밖에 없다.

이 대표는 "맨몸으로 장갑차를 가로막고 총과 폭탄을 든 계엄군과 맞서싸우며 다음은 과연 더 나은 세상일 것이냐는 질문에 더 진지하게 응답하겠다"며 "정치란 정치인이 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다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서 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책임지고 행동한 그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우리 공복들의 사명을 새기면서 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연설 도중 여당 의원들은 "불체포특권 포기는 어떤가" "법인카드 쓴 것 토해내라"라며 야유를 보냈다.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사법리스크'를 겨냥해 발언의 진정성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여당 의원들의 야유가 계속되자 이 대표는 여당 의석을 긴 시간 바라보며 "그만하자"며 "초등학생도 (본회의장에) 와서 보고있다고 하지 않나"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약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동료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2.10./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를 살릴 응급처방인 추경"이라며 "상생소비쿠폰, 소상공인 손해보상, 지역화폐 지원이 필요하고 감염병 대응,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등 국민안전 예산도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주택과 지방SOC(사회간접자본),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그리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산업을 위한 추가투자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혀 지역화폐 예산 등은 추경에서 포기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지난 6일 당 집권플랜본부가 경제 성장 전략으로 발표했던 'ABCDEF' 전략을 이날 연설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ABCDEF 전략이란 미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문화(Culture), 방위산업(Defense), 에너지(Energy), 식량(Food) 분야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 전략을 의미한다.

'회복과 성장'을 이날 연설 주제로 내세운 이 대표는 "지금부터 시작될 회복과 성장은 사라진 꿈과 희망을 복원하는 제2의 산업화가 될 것"이라며 "좌절과 절망을 딛고 대한국민과 함께 다시 일어나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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