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그를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존재감은 커졌지만, 역설적으로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취임을 단기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부진 영향도 있지만 미국 내에서 일론 머스크에 대한 비판 정서가 확산된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받고 나면 반등 가능성은 언제든지 살아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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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그를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존재감은 커졌지만, 역설적으로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취임을 단기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테슬라 주가가 꽤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계산식도 복잡해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12월 18일 장중 488달러를 넘기면서 고점을 형성하고는 하락한 후, 1월 들어선 17일경 440달러 부근까지 반등했다가 재차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내며 현재는 350달러 주변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시점(1월 20일)을 고점으로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여전히 트럼프 곁에서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의아한 흐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본인이 바로 테슬라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는 견해가 나오기도 한다. 대선 전부터 트럼프 진영에 과감하게 베팅한 그가 승자의 혜택을 누리는 건 어느 정도 당연하다곤 해도, 현재 미국 내에서조차 ‘머스크가 대통령이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비근한 예로는 시사주간 타임(TIME)지가 최근호 표지에서 일론 머스크의 모습을 실은 점이 최근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타임 측은 머스크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결단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합성 사진을 게재하며 현재 머스크가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력을 누리고 있음을 풍자했다.
이번 호 표지에 대해 트럼프 본인은 “아직도 타임지가 영업중이냐”며 비아냥거렸지만, 트럼프가 타임지 등 유력 언론의 표지에 민감한 신경을 쓴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의 ‘센 척’하는 모습이야말로 트럼프가 실은 불쾌감을 느끼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에 대한 전 세계 대중들의 ‘안티’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내에선 머스크가 수장을 맡고 있는 정부효율부(DOGE)가 각 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여러 논란을 부르고 있다.
또한 최근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 당국은 방화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조사 중이다. 첫 화재 차량에서 '나치를 멈춰라'라고 적힌 스티커가 발견된 점은 미국을 벗어난 지역에서도 머스크에 대한 반발 심리가 널리 확산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테슬라 주가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으로 작년 초부터 지난 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18억1267만달러(약 2조6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 피해의 한가운데 있음에도 오히려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도 “서학개미들의 경우 테슬라 본주 이상으로 레버리지 종목(TSLL 등)을 매수하고 있어 변동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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