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물품 보급 목적이지만 국내 첫 입항…장거리에서 北 정밀타격 가능
전문가 “전략자산 배치 및 전개·한미(일) 연합훈련, 북미대화 조건 시사”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핵추진잠수함인 알렉산드리아함(SSN-757·6900t급)이 10일 부산에 입항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철저히 상응하는 힘으로 견제하겠다”며 반발했다.

북한은 11일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변할래야 변할 수 없는 미국의 대조선 대결 광기의 집중적 표현”이라면서 “공화국의 안전상 우려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더 이상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도발행위를 중지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횡포한 적수국과의 격돌 구도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준비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또 “힘을 통한 지배를 맹신하고 있는 패권적 실체인 미국에 대해서는 철저히 상응한 힘으로써 견제해야만 한다는 것이 현실이 제시하고 있는 해답이며, 이미 우리가 견지해 나가고 있는 대응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은 자신들의 핵능력까지 과시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알렉산드리아함의 이번 부산 작전기지 입항은 군수 물품을 보급받고, 승조원의 휴식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1991년 취역한 알렉산드리아함이 우리나라에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렉산드리아함은 길이 110m, 폭 10m, 배수량 6000여 톤으로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일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해 핵역량을 포함한 억제력 강화를 강조하고, “미국의 핵전략 수단들과 미국 주도의 군사훈련, 한미일 3자를 기축으로 하는 ‘아시아판 나토’의 형성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새로운 격돌 구도를 만드는 근본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힘의 우위를 숭상하는 자들에게는 오직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주는 것이 정답”이라며 “지역의 군사적 균형 보장을 위한 지속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알렉산드리아호는 장거리에서도 북한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은 핵잠의 전개와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대해 북한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가늠할 지표로 전략자산 및 고정밀 장거리 타격 자산의 배치와 전개 빈도, 한미(일) 연합훈련 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이번 담화를 통해 경고 메시지를 내고, 향후 북미대화 조건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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