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尹, 작년 3~4월 '비상한 조치' 언급…해결책 아니라고 전해"
2025-02-11 18:12:45 | 진현우 기자 | hwjin@mediapen.com
"총선 전 윤대통령, 신원식·김용현·여인형·조태용 안가로 초대"
이상민 "단전·단수 쪽지 안 받았고, '소방청' 적힌 문건 보기만"
이상민 "단전·단수 쪽지 안 받았고, '소방청' 적힌 문건 보기만"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총선 직전인 지난해 3월 말~4월 초 '정상적인 정치 상황으로 가기 굉장히 어려워졌다.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계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적절하지 못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신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상한 조치'라는 발언이 있었는지 묻는 국회 측 소추인단의 질문에 "(해당) 취지로 말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신 실장의 증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2대 총선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3월 말~4월 초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과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조태용 국정원장을 삼청동 안가(안전가옥)으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하며 약 1시간 동안 정치 상황에 관한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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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2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2.11./사진=연합뉴스 |
국회 측 소추인단은 신 실장에게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군이 나서야 되지 않는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신 실장은 "그런 말을 했던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나를 보고 말해서 내가 그렇게 느낀 것 같다"고 답했다.
신 실장은 이어 "(윤 대통령의) 여러가지 말 중 지나가는 말로 말한 취지로 받아들여서 추가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군이 현실정치에 역할해야 하는 정도의 분위기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신 실장은 윤 대통령에게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솔루션(해결책)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내가 알고 있는 역사관과 국내외 현실, 국내의 정치 의식을 고려할 때 유용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이날 변론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윤 대통령이 갑자기 화제를 돌려서 만찬에 동석했던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과 여인형 전 사령관 등은 의견을 표명할 수 없었다고 신 실장은 덧붙였다.
신 실장은 만찬 이후 김 당시 처장과 여 전 사령관을 국방부장관 공관으로 따로 불러 윤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김 당시 처장에게 '유의 깊게 모셔라' '대통령이 그런 말을 혹시라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하인 우리의 도리'라고 전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처장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 1년 선배로 최측근 인사이기도 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 선포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알려진 신 실장은 이날 변론에서도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무슨 비상 계엄인가라고 말했는가'라고 묻는 국회 측 소추인단 질문에 "그런 취지로 말했다"며 "몇몇 수석들도 따라가면서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증인으로 변론에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실에서 종이 쪽지 몇 개 놓은 것을 봤다"며 "쪽지 중에는 '소방청' '단전·단수'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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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7차 변론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가운데 윤 대통령(사진 왼쪽)과 배보윤 변호사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앞서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오전 0시경(3일 24시경) 진보 성향 언론사를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보여줬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허 소방청장도 최근 국회에 출석해 "이 전 장관으로부터 '경찰이 요청할 경우 언론사들을 단전·단수 조치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단 기억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 전 장관은 이날 변론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소방청장이나 경찰청장을 지휘하거나 지시할 권한이 없다"며 "2년 넘게 장관을 지내면서 소방청장에게 어떤 지시를 한다거나 제안한 것이 일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을 무려 2시간 넘게 뭉개고 있다가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갑자기 (지시사항을)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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