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측 이사진 2명 사임해 5대3 구도 형성…한미약품 이사회서도 4자연합 우세
전문경영인 체제 힘 실릴 것…올해 임상 및 신약 개발로 재도약 준비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한미약품의 길었던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와 함께 올해 재도약이 기대된다. 앞서 올해 활발한 임상 계획과 신약 파이프라인을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내부 리스크를 덜어내고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진 2명이 사임을 표명하면서 이사회 구도가 바뀌게 됐다. 사임을 표명한 이사들은 형제측(임종윤·임종훈)인물들로 4자연합(신동국회장, 송영숙 회장, 임현주 부회장, 라데팡스)이 우세한 형국이 됐다.

사임을 표명한 이사는 사봉관 사외이사와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다. 회사 측은 사봉관 이사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한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4자연합의 지주사와 한미약품 모두 이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번 사임으로 5대5로 동률이던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구도는 5대3으로 재편됐다. 한미약품의 이사회도 4자연합이 6대4로 유리한 가운데 약 1년 간 진행돼왔던 경영권 분쟁이 종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앞서 4자연합이 지지하던 전문경영인 체제 및 신약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경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주주들의 비전 제시를 기초로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경영권이 점차 안정 궤도에 오르고 실적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 조짐이 보이자 한미약품의 주식 종가는 26만4500원까지 상승했다.


◆R&D에도 비중 늘리고 신약 개발 속도↑…하반기 임상 성과 기대

경영권 안정과 함께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신약 파이프라인 R&D(연구개발)비용으로 전체 매출의 14.0%를 사용했다.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비율을 늘리고 있으며 올해도 R&D비중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속적으로 주목되는 신약사업으로는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가 꼽힌다. 해당 프로젝트는 에페글레나타이드, HM15275, HM17321등이 포함돼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오는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HM15275는 GLP-1/GIP/글루카곤 복합제로 올해 하반기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17321은 지방감소와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로 올해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돼 향후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글로벌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수입제품과 달리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고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평택 스마트플랜트의 가동률이 올라감에 따라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외에도 △항암 파이프라인인 HM100760 △GC녹십자와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 LA-GLA (HM15421)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TUS 등이 하반기 임상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종식과 한미약품그룹 경영 정상화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첫 번째 발걸음"이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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