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방금융지주 3사(BNK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가 지난해 연간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비은행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BNK와 JB가 연간실적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DGB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충당금 반영 여파로 홀로 40%대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을 거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3사의 지난해 지배지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7010억원으로 2023년 1조 6136억원 대비 약 5.40% 성장했다. BNK가 80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년 전 6398억원 대비 약 25.5% 급증했고, JB도 6775억원을 기록해 1년 전 5860억원 대비 약 15.6% 성장했다. 반면 DGB는 지난해 220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쳐 2023년 3878억원 대비 약 43.1% 급감했다.
|
 |
|
▲ 지방금융지주 3사(BNK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가 지난해 연간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비은행부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BNK와 JB가 연간실적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DGB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충당금 반영 여파로 홀로 40%대의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사진=각사 제공 |
그룹별 실적을 살펴보면, BNK는 은행·비은행에서 고른 성장세를 거두며 지방금융권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은행부문이 771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년 전 6362억원 대비 약 21.3% 급증했다. BNK부산은행이 약 20.2% 성장한 4555억원, BNK경남은행이 약 23.0% 성장한 3163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뒀다.
비은행부문도 1679억원을 달성해 1년 전 1430억원 대비 약 17.4% 성장했다. 캐피탈·투자증권·저축은행·자산운용이 일제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와 별도로 충당금전입액 감소분으로 1675억원이 환급되면서 순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이자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 증가 및 PF충당금 등 대손비용 감소로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JB도 은행·비은행부문의 호조세에 힘입어 1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부문은 JB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513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1년 전 4452억원 대비 약 15.4% 성장했다. JB전북은행이 약 8.2% 성장한 2212억원, 광주은행이 21.6% 급증한 2927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비은행에서도 JB우리캐피탈이 전년 대비 약 19.4% 증가한 223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는 등 주요 계열사(자산운용·인베스트먼트·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가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JB우리캐피탈은 전북은행의 실적도 추월하며 그룹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JB금융 측은 "그룹 계열사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 가계대출 리스크 증가, 정치 불안 등의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DGB는 은행부문 선방에도 불구, iM증권 등 비은행부문의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본격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지난해 371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년 전 3639억원 대비 약 2.0% 증가했다.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뒀지만 비이자이익이 약 68.9% 급감한 데다, 판관비도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iM증권은 2023년 2억원 순이익에서 지난해 1632억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PF 충당금 적립 탓인데, 실제 충당금 규모는 2023년 1288억원에서 지난해 2951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그 외 iM라이프가 641억원에서 567억원으로 약 11.5% 감소했고, iM캐피탈도 599억원에서 336억원으로 약 43.9% 급감했다.
DGB금융 측은 "(그룹의 재무적 성패가) iM증권의 수익성 회복 여부에 달려있다"며 "증권사 실적이 개선되면 그룹의 이익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고 전했다.
실적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3사의 건전성은 일제히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말 연체율을 살펴보면, BNK가 0.94%로 전년 동기 0.60% 대비 약 0.34%p 악화됐다. DGB도 1.07%에서 1.34%로 약 0.27%p 상승했고, JB도 0.93%에서 1.13%로 약 0.20%p 악화됐다.
아울러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BNK가 0.73%에서 1.18%로, JB가 0.86%에서 0.91%로, DGB가 1.15%에서 1.62%로 일제히 악화됐다. 올해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경기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자산건전성 관리'는 3사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3사는 주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현금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BNK금융은 배당성향 26%, 주당 650원(중간배당금 200원 포함)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또 순이익의 5% 상당인 4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권재중 BNK금융 CFO(부사장)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시한 규모 330억원보다 더 많이 실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주당배당금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최대화해 주주환원정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B금융은 배당성향 28%, 주당 68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신탁계약으로 매입한 자사주 중 200억원 상당을 소각했다. JB금융은 현 수준의 자본비율이 최소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정책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올해에도 대내외 경제여건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JB금융그룹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배당성향 38%,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아울러 600억원 수준의 자사주 소각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보유 중인 자기주식 약 275만주(200억원 매입분)와 올 상반기 중 매입 예정인 자사주(400억원 상당)를 추가 소각하는 게 주 골자다. DG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해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