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종반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의힘이 12일 탄핵심판 과정에서 제기된 증거가 오염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비상계엄 당일 국회에 투입된 군 병력을 현장에서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태 707특임단장을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김 단장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한테 완전히 이용당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폭로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 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 단장이 군 검찰에 진술한 내용을 나한테 다시 한 번 얘기해 준 것"이라며 자신과 김 단장 간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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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사진=미디어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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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의원에 따르면, 김 단장은 이날 성 의원과의 면담에서 "(지난해) 12월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곽종근 당시 특수전사령관(현 보직해임 상태)에게 전화를 해 항의 방문 형식으로 갈 테니 자연스럽게 위병소로 나와라 얘기를 한다"며 "당일 김 의원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원하는 답변들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10일 부승찬·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국방위원회 정회 도중 당시 직무정지 상태였던 곽 전 사령관을 만나 1시간30여분 동안 회유를 했다며 "박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답을 연습시키고 박 의원이 받아 적은 후 (박 의원) 본인이 적은 문장을 그대로 (답변)하게 (곽 전 사령관에게) 강요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단장은 "민주당 측에서는 곽 전 사령관을 보호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회유를 했다"며 "박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공익 제보자 추천도 해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성 의원에게 전했다.
성 의원은 이를 두고 "탄핵 공작 사전 모의 정황"이라며 "많은 국민 사이에서 탄핵심판 과정에서 제기된 증거들이 효력을 상실했을 정도로 오염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하루가 다르게 증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 측에서는 성 의원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고 여당 측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라며 맞섰다.
한편, 야당 의원들의 '회유 의혹'을 두고 김병주 의원은 지난 7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전사를 불시에 갔는데 사실 특전사령관(곽종근)이 양심의 가책 느낀 상태에서 잘 응해줬던 것이다. 단기간에 회유를 하고 둔갑시킬 능력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전이 자주 연출되기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헌법재판소를 겨냥해 "과속 페달을 밟고 졸속 심리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하자 야당 의원들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헌법재판소를 유린할 수 있나" "헌법재판소는 못 믿을 기관이라고 하는데 국회의장은 제재를 안 하는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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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이 2월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발언 중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자 정숙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25.2.12./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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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여당 의원들은) 앞다퉈 구치소에 있는 대통령을 알현하고도 내란은 국민의힘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말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일련 행위들은 앞으로 선고할 헌법재판소 판결에 불복하려고 하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우원식 의장은 "이제 조용히 하자"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국조특위) 활동기간을 오는 28일까지 15일 추가 연장하는 안을 찬성 129인, 반대 58인, 기권 2인으로 가결 처리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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