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경제 원로 초청해 간담회 개최
최태원 회장 “협력해서 긍정적인 힘 내겠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과거 대한민국의 국가적 경제위기 한복판에서 위기극복과 지속성장의 설계도를 그렸던 경제 원로들이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전직 경제 관료를 초청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원로에게 묻다’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마련한 이 자리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국무총리,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 첫 번째)과 전직 경제관료들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나라의 어른이신 원로분들의 경험과 식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열심히 듣고 공부해서 기업이 실천해야 될 부분은 과감하게 시작하고 힘을 함께 모아야 될 부분은 국회와 정부에 전달을 하고 협력해서 긍정적인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강한 경쟁력은 기술, 인재, 창의적 콘텐츠, 그리고 배후의 제조업에서 창출되며, 민․관․정의 협력으로 완성된다”라며 “민간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고, 정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정치권은 산업정책 지원과 민생안정을 위한 법·제도 기반 확충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의 파고가 높지만 위축되기 보다는 우리의 강점분야를 더욱 키워서 대한민국이 꼭 필요하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협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최근 한국경제는 여러 기저질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컨트롤하기에는 경제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져 민간주도의 신성장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경제현안 관련해 “환율과 금리 등 거시금융지표를 정상적으로 운용해야 하고, 서민 계층 등 취약부문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재정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시대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미중 관계가 정립될 때까지 면밀하게 관찰하며 협상에 유리한 전략을 모색해야 하고, 이 기회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등 분야에서 기업 차원의 동맹관계에 가까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트럼프의 등장으로 한국이 그간 수혜를 받아왔던 WTO 자유무역주의가 퇴조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정치·경제의 혼란까지 덮치며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며 “방위비 인상 압박, 북한과의 재협상, 중국과의 관계 등 한국이 답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데 정치안정 없이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국이 빠르게 안정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는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첫째도, 둘째도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과 투자자,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을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을 면밀히 살피고, 경제정책 운용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상의 측은 “참석하신 원로분들은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풍부한 현장경험과 식견, 경륜을 바탕으로 현재 경제상황 진단, 저성장 추세 반등을 위한 정책 방향과 트럼프 2기 출범 등 무역질서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진심 어린 조언을 주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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