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남북 간 합의로 금강산에 설치된 이산가족면회소를 철거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통일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즉각 철거 중단을 촉구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이산가족 상시 상봉의 염원을 담고 있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철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정부는 남북이 합의하여 설치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있는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러한 철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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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온정리 조포마을에 위치한 이산가족면회소(오른쪽 뒤편) 건물 모습. 왼쪽 앞 붉은색 섞인 건물은 우리정부가 지은 소방서 건물. 2018.8.21./사진=미디어펜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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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면서 “북한의 일방적 철거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이와 관련된 법적 조치,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조포마을 앞 구역에 위치해 있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대지면적 5만㎡(1만5000평), 연면적 1만9812㎡(6000평)으로 지하1층~지상12층의 본관과 지하1층~지상3층의 남북 각 1동씩의 사무실 건물이 있다. 소요 예산은 남북협력기금 550억 원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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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관광지구 이산가족면회소 조감도./사진=통일부 |
통일부에 따르면, 작년 연말부터 북한의 이산가족면회소 철거 동향이 포착됐으며, 최근 들어 철거극 본격화하고 있다. 본관 건물의 아래쪽 외벽 타일을 뜯어내고 있으며, 본관의 오른쪽에 남측 사무실과 왼쪽에 있는 북측 사무실의 건물 벽체도 철거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금강산 관광지구 내 소방서를 철거한 바 있어서 이번 이산가족면회소까지 철거하면 금강산 내 우리정부 소유 자산 중 중요시설은 모두 철거되는 것이다. 북한은 먼저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호텔 등과 골프장 시설을 철거한 바 있고, 현재 부대시설인 주유소와 발전소 등만 남았다.
이산가족면회소는 마지막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던 2018년에도 사용됐다. 이번 철거 동향은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지도 때 철거 지시를 내린 것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하지만 한동안 철거가 지연되다가 최근 본격화된 것이다. 이산가족면회소를 사용할 때마다 우리측의 개보수가 이뤄졌지만, 사용 중단이 오래 지속되면서 노후화에 따라 철거가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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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 좌우에 각각 위치한 사무실 건물./사진=통일부 |
한편, 금강산 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까지 철거되면서 향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릴 때 사용할 만한 장소가 없어진 것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2000년 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부터 3차까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행사가 열렸을 때도 있다”면서 “상봉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가 더 우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 수는 누적 13만4291명이며, 이 가운데 생존자는 3만6941명이다. 2000년 8월 15일 계기 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 이후 10만여명이 사망한 것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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