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이원우 기자] 최근 경제 불확실성 급증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골드바는 물론 은행권에선 '골드뱅킹'도 각광받고 있다. 주식처럼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총 6종이 상장된 금 ETF의 순자산 총계가 1조2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어떤 상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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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제 불확실성 급증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시장 안팎에서 여러 독특한 장면들이 포착되고 있다. 우선 금 현물 가격의 현황을 보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온스당 292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만 해도 2639.8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80달러(한화 약 41만원) 이상 치솟은 셈이다. 앞서 이달 10일에는 장중 2955.80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 고공행진은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몰린 셈. 일각에서는 조만간 금값 랠리 속 3000달러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내에선 최근 금 매수가 '골드바 매집' 열풍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소식이 눈에 띈다. 금값 고공행진으로 투자가 과열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골드바 실물 구매 외에도 계좌상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 등 세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8353억원으로 지난해 1월 말 5668억원 대비 약 47.4%(2685억원) 폭증했다.
같은 기간 골드뱅킹 계좌 수는 지난해 1월 25만 2332좌에서 올해 1월 27만 5424좌로 약 9.2%(2만 3092좌) 늘었다. 골드뱅킹은 0.01g 단위의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 골드바 구매 대비 투자장벽이 낮다. 아울러 골드바와 달리, 실물을 매도할 때 부담해야 할 수수료 및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단, 이 같은 골드뱅킹 투자 광풍에 은행권에서는 주의를 요하고 있다. 금이 안전자산이더라도 유동성(가격 등락)이 매우 크고 환율의 영향을 받는 까닭이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계좌에 예금을 넣어두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자동으로 잔액이 변동된다. 국제 시세를 추종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 추이에 따라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투자 상품인 탓에 예금자보호법상 원금을 보호받지도 못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이 아무리 안전자산이더라도 (최근처럼 가격이) 높은 상황에 들어가면 결국 상승 가능성보다 하락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서 분산투자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매도 시 부담해야 할 배당소득세도 유의해야 한다. 단순 계좌로 거래하는 골드뱅킹은 실물거래에서 부과하는 수수료와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매매차익이 있을 경우 배당소득세로 15.4%를 원천징수한다.
총계좌 잔액의 손익 여부와 무관하게 출금건의 매입시점과 매도시점을 비교해 이익이 발생한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반면 계좌에서 실물 금으로 찾을 경우에는 실물수수료와 부가가치세 10%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한편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시점 국내에 상장된 금 ETF는 'ACE KRX금현물' 등 모두 6종이다. 해당 상품들의 순자산 총계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 1조2605억원에 달한다. 1년 전 대비 3.5배가 넘게 급증했다.
ETF는 주식처럼 장중에 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편리성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순자산 규모 기준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가 9613억원으로 가장 크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2058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 선물'(740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진다.
선물 금 ETF는 정확히는 금 자체가 아니라 파생금융상품인 '금 선물(future)'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통상 수익률이 현물형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질 때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금 시세와 정확히 연동된 수익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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