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최대 손실 지역 현재 러시아 점령지…러시아-중국 재건 가능성 ↑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건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급등세를 이어가며 일부 종목의 경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테마주에 대한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지난해 5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불에 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건축자재 상점. /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장비업체 HD현대건설기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을 언급한 직후인 지난 13일 9.52% 뛰었다. 

이날 소방차 제조업체 현대에버다임(10.05%) 농기계 부품 회사인 대동기어(22.41%)도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콘크리트 사업 중인 삼일씨엔에스는 이날 29.88% 오르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꼽힌다. 대동기어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농기계를 수입·판매하는 총판사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에버다임은 건설중장비 및 소방차 제조업체다. 

재건 테마주가 강세를 띤 것은 전날인 1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해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종전 관련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들 재건 테마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건주 중 하나로 꼽히는 HD현대건설기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양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도시 중 피해가 큰 곳은 도네츠크, 하르키우,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키이우 등 피해 규모는 1200억 달러(약 173조 원)를 웃돌아 총 피해 금액 대비 70~80%를 차지한다”며 “러우 전쟁의 최대 손실 지역은 현재 러시아 점령지”라고 짚었다.

이어 “만약 러시아 점령지를 러시아가 가져가게 된다면 우크라이나 재건 규모는 기존 추정치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이라며 “러시아 점령지는 러시아와 중국이 재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와 관련해서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려라”면서 영토 포기를 요구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미뤄볼 때 러시아 점령지는 러시아가 가져갈 것으로 여겨진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감이 과도하다며 HD현대건설기계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유지’로 낮췄다. 한 연구원은 “언론에 보도된 미국의 종전 구상 제시와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 등으로 주가가 단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목표주가 상향에도 현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축소된 상태로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둔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의 우려섞인 시선 영향인지 17일 이들 주가는 대부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일씨엔에스는 전 장 대비 1.73% 하락한 2만2750원에, HD현대건설기계는 1.03% 빠진 7만7100원에, 현대에버다임은 2.30% 내린 1만1030원에 거래를 시작해 낙폭을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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