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에도 수요 몰리며 신축 인기…"일시적 현상 아닌 트렌드"
구축 비해 생활 편의성 압도적…재건축 기대감 줄은 영향도
건설부동산은 시장경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호황기에는 건설자재 등 국가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집약 산업의 특성상 취업률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불황기에는 바로 건설부동산시장부터 직격탄을 받기 때문이다. 불황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 아파트 분양이 줄고 주택 수요 감소로 신규 사업 진입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반등의 기회를 노리지만 대내·외적 상황 마저 녹록치 않다. 이에 ‘미디어펜’은 ‘2025년 부동산 톺아보기’를 통해 ①대내·외 리스크 및 진단 ②환율·금리 여파 얼죽신 현상 ④수요 양극화 현상 ⑤정부정책 순으로 작금의 건설부동산 시장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지난해 부동산 트렌드를 강타한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되지만, 최신 설계는 물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실거주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아파트 거래에서 신축이 구축보다 두드러지게 선호되는 현상으로, 특히 서울에서는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신축, 오를 때 많이 오르고 빠질 때 덜 빠져

'얼죽신' 현상은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5년 이하의 신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5년 이하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1.60%의 변동률을 보였으며, 그다음 순으로는 10년 초과~15년 이하(0.88%), 5년 초과~10년 이하(0.44%) 등의 순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선 이 같은 경향이 더욱 강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5년 이하에서 3.39%의 변동률을 기록, 가장 높게 상승했다. 그다음으로는 5년 초과~10년 이하(3.01%), 10년 초과~15년 이하(2.68%) 등이다.

수도권 5년 이하 아파트 중 서울은 7.78%, 인천은 5.49%의 변동률을 보이면서, 타 연식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는 준신축인 5년 초과~10년 이하(2.18%)가 가장 높게 상승했다.

신축 아파트는 가격 방어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등 하락폭이 깊었던 2023년(1월 대비 12월)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27%로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

반면 20년 초과(-3.70%), 15년 초과~20년 이하(-3.05%), 10년 초과~15년 이하(-2.34%) 등은 연식이 많을수록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최근 서울만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도 얼죽신 여파로 분석된다. 서울에 재건축 등으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 가격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를 부양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평)당 평균 매매가는 3861만3000원으로, 2021년(3885만5000원)의 99.4% 수준에 도달했다.

◆편리성·재건축 선호 줄면서 올해도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얼죽신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서울의 아파트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하나금융연구소의 '2025년 부동산 10대 이슈' 보고서에서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 분양에서는 미분양 문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수도권은 경기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신축 아파트 분양이 여전히 양호한 상황"이라며 "최근 몇 년간 건축비가 크게 오르면서 토지비가 비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향후 신축 아파트의 분양 가격이 크게 낮아지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또 각종 커뮤니티 시설과 차도·인도 분리, 세대면 평면 구성 등 측면에서 신축 아파트의 주거 서비스가 구축 아파트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도 도심 신축 아파트의 선호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수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 내에 최신식 커뮤니티에서 누리는 편리한 생활에 실거주 수요자들의 시선이 몰렸고, 구축의 주차·보안·설비 노후 문제 등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수요자들이 노후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향후 기대할 수 있는 재건축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는 점을 확인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70~80년대 지어진 노후 아파트는 최고층이 낮은 이유로 용적률이 낮아 재건축이 용이했지만 9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15층 정도의 중층이어서 재건축 시 용적률 한계로 조합원에게 적지 않은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주민동의율 저조, 추가 분담금 등 재건축이 결정되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노후 아파트 매입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축 분양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수요가 신축에 몰리면서 신축과 구축의 가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실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신축의 상품성이 인정받고 있어 부동산 새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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