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편의성 높아지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부담' 느끼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내달 4일 출범하면서 투자자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주문가능 시간도 저녁까지 길어지고 중간가주문 도입 등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도입 직후부터 3월 23일까지는 제한된 종목에 한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며, 본격적인 변화는 '3단계 기간'인 내달 24일부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내달 4일 출범하면서 투자자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사진=김상문 기자


18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가 3월 4일 출범해 한국거래소 독점 구조를 깨고 주식거래 '복수 시장'이 개막된다. 당장 투자자들은 연장된 주식거래 시간동안 중간가 주문 등 새로운 주문 유형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투자자들은 마치 미국주식에 투자할 때와 비슷한 투자시간 범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 한국거래소 주식 거래시간은 9시~15시 30분이었는데 대체거래소는 프리마켓(8시~8시 50분), 메인마켓(9시~15시 20분), 애프터마켓(15시 30분~20시) 등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3시 30분까지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주문은 효력이 없어졌지만, 내달 4일 이후는 3시 20분까지 제출한 호가의 효력이 오후 8시까지 유지된다. 미체결 거래를 다음 거래일에 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직접 취소 처리를 해야 한다. 또한 한국거래소 시장 시작 전 10분(8시 50분~9시),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 10분(15시 20분~15시 30분) 동안에는 대체거래소 시장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중간가 주문 방식이 도입되는 점도 새로워지는 부분이다. 중간가 주문이란 주문접수 시점에 투자자가 '수량'만 지정하면 가격은 해당 시장 호가창에 제시된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지정되는 주문을 말한다.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엔 '최선 집행 기준'에 따라 마련된 증권회사의 자동화된 주문 처리 프로세스인 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시장이 선택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기존대로 똑같이 주문을 넣으면 되지만, 희망 시에는 대체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뤄지도록 따로 지정을 할 수도 있다. 이번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투자자들은 보다 낮은 수수료로 주문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모든 증권사가 대체거래소 거래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에 주거래 증권사를 통해 두 시장(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모두 거래가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3월 4일부터 곧장 모든 종목에 대해 대체거래소 거래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특히 1단계 기간인 3월 4~14일까지는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 컴투스 등만 거래할 수 있다.

3단계 기간인 3월 24일 이후부터는 매매체결 대상 종목이 크게 확대된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삼성그룹주,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에 대한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본격적인 ATS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업계는 이번 ATS 도입에 대해 긍정과 부정이 뒤섞인 예측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편의성이 제고되는 측면에서 길게 보면 긍정적이지만, 당장 3월 4일이라는 데드라인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은 일선 증권사들의 몫이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시스템 구축에 애로 사항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개장 직전까지도 준비 작업에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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