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3년 만에 적자구간에 진입하면서 보험료 인상 요인이 커졌으나 금융당국의 압박에 올해도 소폭이나마 보험료를 내렸다. 이에 손보업계는 손해율이 더욱 악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로 손해율이 안정되면서 2021년부터 3년간 흑자행진을 이어왔으나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 사진=미디어펜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6~1.0% 수준으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는 1%, DB손해보험은 0.9%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KB손보와 현대해상은 각각 0.9%, 0.6% 인하를 결정했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했으나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자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료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고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될 만큼 국민생활과 밀접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간접적인 가격 통제를 받는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집중호우와 폭설 등 기후변화와 배터리 폭발 사고 등 대형사고가 겹친데다 보험료 인하 누적 효과 등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손해율은 대부분 90%를 넘었다. 현대해상이 97.6%, 삼성화재 94.1%, KB손해보험 92.5%로 90%를 넘었으며 DB손해보험은 87.8%를 기록했다. 4개사의 평균 손해율은 93.0%다. 전년 동월(85.6%)과 비교하면 7.4%포인트 치솟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중 사고 등의 발생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비율이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누 통상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본다.

손보사들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게 됐다.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5~3.0% 인하됐다.

또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만 7조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자동차 정비수가도 2.7% 오른다. 정비수가가 오르면 보험사의 보험금이 증가하고 손해율도 상승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급등, 정비수가 인상 등 보험료를 인상할요인이 커졌지만 보험료를 인하하게 되면서 올해 자동차보험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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