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부동산 톺④]초양극화 시대 진입…서울 핵심에만 몰리는 수요
2025-02-19 13:33:56 | 조성준 기자 | abc@mediapen.com
지난해 선명해진 부동산 양극화, 올해는 초양극화 우려
서울 강남 등 비싼 아파트만 더 비싸지는 현상…"불황 영향"
서울 강남 등 비싼 아파트만 더 비싸지는 현상…"불황 영향"
건설부동산은 시장경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호황기에는 건설자재 등 국가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집약 산업의 특성상 취업률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불황기에는 바로 건설부동산시장부터 직격탄을 받기 때문이다. 불황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 아파트 분양이 줄고 주택 수요 감소로 신규 사업 진입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반등의 기회를 노리지만 대내·외적 상황 마저 녹록치 않다. 이에 ‘미디어펜’은 ‘2025년 부동산 톺아보기’를 통해 ①대내·외 리스크 및 진단 ②환율·금리 여파 ③‘얼죽신’ 현상 ④수요 양극화 현상 ⑤정부정책 순으로 작금의 건설부동산 시장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올해 부동산 시장은 비싼 아파트만 계속 비싸지는 초양극화 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초부터 부동산 가격이 서울과 지방, 서울 내에서도 핵심지역과 비핵심지역으로 이원화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양극화를 넘어서 초양극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 상위vs지방 하위 아파트값 24배 차이
초양극화는 서울과 지방 아파트의 격차를 아득하게 벌리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0.55% 하락한 반면 서울은 2.8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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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아파트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
서울에서도 비싼 아파트와 지방의 저렴한 아파트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7억3666만 원으로, 전국 1분위(하위20%) 아파트 평균 가격 1억1620만 원에 비해 23.6배 비쌌다. 이는 해당 조사 이래 최대치다.
서울 아파트가 상승을 지속하는 사이 지방 아파트들은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 물량만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6만5056가구 중 81.3%에 해당하는 5만652가구는 지방에 분포돼 있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6038가구의 81.9%인 1만3138가구가 지방 물량이다.
◆서울도 양극화…불황 짙어지며 격차 더 벌어져
서울 내에서도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과 그 외 지역으로 이원화 양상을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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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억9047만 원으로 한 달 전(4억9089만 원)보다 하락했을 뿐더러, 고점이던 2022년 7월(5억8195만 원)보다 1억 원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4억4718만 원에서 27억3666만 원으로 3억 원 가까이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3.3㎡(평)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가장 비싼 강남구(9619만 원)와 가장 저렴한 도봉구(2673만 원)의 격차가 6946만 원으로 집계되며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밖에 지난해 '선도지수 50'은 10.87% 상승했다. 선도 50 지수는 시세 순으로 상위 50개 단지의 가격이다. 서울에서도 시세총액 톱 20단지는 11.62% 상승했다. 양극화 다음의 초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의 초양극화는 비단 지역 차이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절반 가량이 사는 비아파트 거주자들은 지난 문재인 정부 아파트 폭등 사이클을 타지 못하고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대내외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올해 부동산 초양극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과거 경제가 침체됐을 때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 처럼 이번에도 경제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비슷한 양상을 띌 것이란 분석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주택시장은 '상저하고'가 아닌 '상고보합'으로 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어려워지면 통상 자산가들은 재산이 늘고 서민은 생활이 더 어려워지는 등 소득과 자산 격차가 커지게 된다"며 "대외 경제 불확실성도 커서 국내 정치에 안정이 온다 하더라도 초양극화 시대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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