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압박에 가산금리도 속속 인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막았던 유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하는 한편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던 가산금리도 속속 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은행 대출문턱은 더 낮아질 것
으로 보인다.

   
▲ 은행권이 지난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막았던 유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하는 한편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던 가산금리도 속속 내리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택을 1채 이상 보유한 고객의 서울 등 수도권 추가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취급을 재개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작년 9월 9일을 기점으로 우리은행은 가계부채 억제 방안의 하나로 유주택자의 수도권 추가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중단해왔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새해 대출 총량 규제가 리셋되는 점을 반영해 일부 취급을 중단했던 가계대출 상품을 다시 취급했다. NH농협은행은 취급이 중단됐던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다시 허용하고, 1월부터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다시 취급했다.

신한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미등기된 신규 분양 물건지에 대한 전세대출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취급을 재개했다. 그동안 취급 중단됐던 모기지 모험과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도 재개됐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올해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은행 대출금리도 예금금리 인하 폭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지만 연초부터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신금리가 내려가고 있음에도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은행업권의 '이자장사'를 둘러싼 시선이 곱지 않다. 당국의 은행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면서 금리인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14일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내린 것을 시작으로 농협은행은 주택 관련 가계대출 금리를 최고 0.6%p 인하했다. 우리은행과 iM뱅크도 가산금리를 최대 0.29%p, 0.56%p 각각 인하했다. SC제일은행은 '퍼스트홈론'의 우대금리를 0.1%p 인상했다. 우대금리를 올리면 실제 대출금리는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은행들이 신규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분명히 있다"며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차도 어느 정도 지났고, 신규대출 금리도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보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리 인하 효과가 실제로 국민에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시중금리까지 전달되는 경로가 필요한데 좀 시차가 있다"며 "고금리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소상공인과 기업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를 잘 반영해 참고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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