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20세 이하(U-20) 남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4강에 오름으로써 오는 9월 칠레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3일 밤(이하 한국시간) 중국 심천의 유스 풋볼 트레이닝 베이스 피치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여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했다.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전반 26분과 후반 11분에 터진 신민하(강원FC)의 멀티골과 후반 16분 김태원(포르티모넨스, 포르투갈)의 골로 역전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경기 막판 우즈벡에 두 골을 내주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연장전을 득점 없이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3-1로 이겨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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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승부차기 승리로 준결승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앞서 조별리그에서 D조 1위로 8강에 안착한 한국(2승 1무, 승점 7점)은 이번 승리로 준결승에 오르며 아시안컵 상위 4팀에게 주어지는 U-20 월드컵 진출권을 확보했다. 한국은 오는 2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준결승에서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툰다.
16팀이 참가한 U-20 아시안컵은 2월 12일 시작돼 3월 1일까지 중국 심천에서 진행된다. 4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총 8팀)가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을 다투고 있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하고 있으며, 1~4위 팀에게 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주어진다.
지난 일본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일부 로테이션을 가동했던 이창원 감독은 우즈벡을 상대로 주전급 자원들을 복귀시켰다. 일본전 선발과 비교해 7명이 바뀐 채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김결(김포FC)과 김태원이 투톱을 형성했고, 백민규(인천유나이티드)와 윤도영(대전하나시티즌)이 양 날개를 담당했다. 중원은 손승민(대구FC)과 이창우(포항스틸러스)로 구축했다. 포백 라인은 김서진(천안시티)-신민하-조현우(대전하나시티즌)-이건희(수원삼성)로 이어졌으며, 골문은 홍성민(포항스틸러스)이 지켰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한국에 위기가 닥쳤다. 전반 1분 골키퍼 홍성민이 우즈벡의 롱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카이다로프와 충돌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하지만 홍성민은 키커로 나선 우린보예프의 슛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해 막아내며 이른 시간 실점할 수 있던 위기를 스스로 모면했다.
페널티킥은 막았으나 한국이 세트피스에서 실점하며 결국 리드를 뺏겼다. 전반 18분 우즈벡의 우린보예프가 올린 왼발 코너킥을 루크사노프가 헤더로 연결했다. 이를 골대 앞에 있던 주마예프가 재차 머리로 맞혀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후 심기일전한 한국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코너킥으로 실점한 것을 마찬가지로 코너킥으로 응수했다. 전반 26분 윤도영의 왼발 코너킥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향했고, 이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흐른 볼을 문전에 있던 신민하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한국에 동점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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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하가 동점골을 터뜨린 후 동료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후반전 들어 한국이 또 세트피스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동점골에 이어 다시 한 번 윤도영과 신민하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윤도영이 강하게 휘는 왼발 킥으로 처리했다. 이를 수비 사이에 있던 신민하가 군더더기 없는 헤더골로 연결했다. 신민하의 멀티골로 한국이 역전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내친 김에 추가골까지 넣으며 달아났다. 후반 16분 우즈벡의 미드필드진에서 발생한 패스 실수를 한국이 낚아챘다. 이어진 역습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김태원이 1대1 찬스를 맞이했고,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키를 넘기는 마무리 슛으로 3-1로 격차를 벌렸다. 태국전(2골)과 일본전(1골)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터진 김태원의 4호 골이었다.
2점 차 리드 속 한국은 박승수(수원삼성), 하정우(성남FC) 등을 교체 투입하며 경기를 잘 마무리하나 싶었다. 그러나 경기 막판 우즈벡에 예상치 못한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 45분 우린보예프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기록한데 이어 4분 뒤에는 카이다로프가 한국 수비 사이를 뚫고 들어가며 패스를 받아 1대1 찬스를 극적인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허탈한 막판 연속 실점으로 경기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지친 탓에 연장전은 조용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은 연장 후반 13분 하정우의 헤더 외에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연장전이 득점없이 끝나며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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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골키퍼 홍성민이 승부차기에서 우즈벡 1번 키커의 슛을 막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승부차기는 첫 번째 키커부터 희비가 갈렸고,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한 차례 막아냈던 한국 골키퍼 홍성민이 영웅으로 등극했다. 한국 김태원이 첫 번째 키커로 나서 슛을 성공시킨 반면 우즈벡 1번 키커의 킥을 홍성민이 막아냈다.
이어 양 팀 키커들이 연이어 실축했지만 홍성민이 상대 4번 키커의 슛을 또 한 번 선방하며 2-1 리드를 안겼다. 결국 5번 키커로 나선 하정우가 골대 왼쪽을 향해 강력한 슛을 꽂아넣으며 한국이 4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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