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전망치 1.9%→1.5% 대폭 수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기준금리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년 4개월만에 2%대로 내려왔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탄핵정국 이후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트럼프 '관세장벽'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진 점이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은 25일 오전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3.00% 수준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린 연 2.75%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지난 2020년 10월(2.50%→3.00%) 이후 2년 4개월만에 2%대로 내려왔다.

환율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며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400원대 머물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금통위가 금리인하에 나선 가장 큰 배경에는 '내수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정치적 혼란으로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조기 편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각자의 셈법대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금리를 내려 경기부터 살리자"는 압박도 커졌다.

금융당국도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20개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2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물가나 환율 추이, 내수 등 다양한 경기 상황,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을 보면 조금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당국 내 공감대, 또 사회적인 공감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나선 가운데 1%대 중반 성장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경제분석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CE가 전망한 수치는 JP모건·골드만삭스·HSBC 등 해외 주요 IB 8곳의 평균 전망치(1.6%)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가장 낮은 전망치(1.2%)를 제시한 JP모건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CE는 "정치 혼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으로 소비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저성장 극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1.00%p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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