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애플페이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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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카드 |
이들 카드사에서 애플페이가 출시되면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국내 출시한 이후 2년 만이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선 것은 해외 결제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2030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의 연간 신용판매 규모는 166조2688억원으로, 신한카드(166조340억원)을 근소하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또 현대카드가 2023년 3월21일 애플페이 서비스를 출시한 후 한 달간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급증했다. 2023년 3월 신규 회원 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과 비교해 81.3% 늘었다. 이 중 20대가 51%로 가장 많았고 30대 28%, 40대가 12% 순으로 대부분 MZ세대였다.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출시하게 되면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의 국내 카드점유율은 50%에 육박하고 보유 가맹점 수도 최다 수준이다.
문제는 수수료다. 애플페이 확산에 따라 현재 무료로 운영되는 삼성페이도 유료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카드사에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았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카드사들에 매년 연장해왔던 삼성페이 관련 협약의 자동연장이 종료된다면서 수수료 부과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다른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이 늦어지자 업계 상생을 이유로 유료화를 철회했다.
현대카드는 애플 측에 0.15%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현대카드의 제휴사 지급수수료는 5025억원으로 전년 대비 82.6%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와 관련한 입장을 따로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확산에 따라 삼성페이도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카드사와의 협약 재계약 시점인 8월 전에 수수료 부과 방침을 확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카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무이자할부·할인·적립 축소, 알짜카드 단종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시에도 혜택을 줄이며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왔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수수료를 가맹점이나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혜택이 줄어드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위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할 당시 카드사에서 가맹점이나 소비자한테 수수료를 전가하지 못하도록 조건을 붙였고 향후에도 이 스탠스대로 접근할 예정”이라며 “다만 애플페이가 확대되고 앞으로 스탠스의 변경이 필요해진다면 고민해 보겠다. 간접적으로 소비자 혜택을 줄여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냐는 부분은 카드사들이 판단하고 결정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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