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판매 전년비 14.3% 감소…2013년 이후 최저 수준
중고차 판매 전년비 17.1% 감소…전기차 외 모든 차종 판매 '뚝'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경기침체 여파가 자동차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중고차 시장도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계엄 여파에 따른 정국 불안에 더해 트럼프발 관세 정책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업계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올해 자동차 시장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63만8506대로 전년(175만2375대) 대비 6.5%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자동차 판매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 신차 등록 대수는 12만3635대로 전월 대비 10.1%, 전년 동월 대비 14.3% 감소했다. 연초부터 신차 시장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연료별로는 휘발유, 경유, LPG, 하이브리드, 전기 등 모든 차종에서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경유차 판매는 9,265대로 전년(1만1,104대) 대비 42.7% 급감했다. 하이브리드차는 3만2939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7.1% 감소했고, LPG차 판매량은 1만1706대로 11.3% 줄었다. 휘발유차는 6만6945대가 판매돼 7.3% 줄었으며, 전기차 역시 6.0% 감소한 2378대 판매에 그쳤다.

   
▲ 디 올 뉴 팰리세이드./사진=현대차 제공

연령별 구매 감소도 두드러졌다.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자동차 구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20대와 50대가 각각 전년 대비 21.3% 감소했고, 40대는 19.3%, 60대는 19.1% 줄었다. 30대는 18.3% 감소했으며, 70대는 14.1% 줄었다.

차급별로는 소형차를 제외한 모든 차급에서 판매량 감소세가 확인됐다. 경형차는 28.1%, 준대형차는 17.7%, 대형차는 14.2%, 준중형차는 12.4%, 중형차는 8.4% 감소했다. 반면 소형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차량을 찾는 소비자들이 경차 대비 선택지가 다양한 소형차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차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신차 시장이 침체되면 중고차 시장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지만, 올해는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고차 판매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7만5412대로 전월 대비 6.4%, 전년 동월 대비 17.1% 감소했다.

연료별로도 전기차를 제외한 모든 차종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유차는 21.1%, LPG차는 19.5%, 휘발유차는 16.0%, 하이브리드는 2.4% 줄었다. 다만 전기차는 전년 대비 29.8% 증가했다. 연령별로도 20대 -15.7%, 30대 -15.6%, 40대 -18.2%, 50대 -17.0%, 60대 -14.4%, 70대 -8.7% 등 전 연령에서 판매량 감소세가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정국 불안, 트럼프발 관세 부담까지 대내외 악재들로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데다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차량 구매 부담이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가격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금융사들이 자동차 구매를 위한 대출 조건을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다양한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올해는 다양한 신차들이 출시될 예정이며, 업계에서 가격 인상률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고차 가격이 매물 부족으로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어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고차 가격도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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