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진행한 우크라이나전쟁 종식과 관련한 결의안 표결 결과 미국과 유럽의 입장이 갈렸다. 한국은 양측이 제안한 결의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 유엔 안보리 공식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이사국들이 주도한 결의안과 미국이 주도한 결의안이 각각 표결에 부쳐졌다.
미국이 주도한 결의안에선 우크라이나전쟁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conflict)'이라고 표현하고, "분쟁의 신속한 종식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한다"라는 내용만 담겼다. 미국이 이같은 문안을 삽입한 것은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 반영된 것이지만 비판이 나왔다.
이 결의안은 15개의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10개국의 찬성을 받아 채택됐다. 프랑스·영국·덴마크·그리스·슬로베니아 등 5개국은 기권했다.
표결에 앞서 영국과 프랑스 등은 미국에 내용 수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럽 이사국들은 미국 주도의 결의안과 별도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 영토보전을 지지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이 찬성하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중국·러시아·프랑스) 중 어느 1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우리정부는 두 표결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미국이 주도한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 촉구가 우리입장과 상충되지 않으며,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의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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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발발 만 3년을 나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성 미카엘 대성당을 둘러싼 에 전사자의 사진이 빼곡하게 붙여져 있다. 2025.2.21./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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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미관계와 북한 문제 관련 한미 간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유럽 이사국 주도의 결의안에 찬성한 이유에 대해선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일관되게 견지해 온 입장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결의안이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번번이 결의 채택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같은 날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유럽과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각자의 결의안을 상정했다.
유럽연합(EU)·우크라이나 주도 결의안은 찬성 93표, 반대 18표, 기권 65표로 채택됐다.
미국이 안보리에 상정한 내용대로 주도한 결의안은 찬성 93표, 반대 8표, 기권 73표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 영토보전을 지지한다'는 내용 등이 추가돼 채택됐다. 유엔총회는 안보리와 달리 거부권 제도가 없고 기권을 제외하고 찬성·반대표 중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표가 나오면 가결된다.
한국은 유엔총회서 진행된 결의안 투표에서도 모두 찬성 입장을 냈다.
우리측은 결의안 채택 후 별도의 발언을 통해 "무의미하고 불법적인 전쟁의 조기 종식과 유엔헌장 기본 원칙 준수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와 의지를 결집할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해 두 결의안을 모두 찬성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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