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승부차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석패하며 아시안컵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중국 심천의 유스 풋볼 트레이닝 베이스 센터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2-3으로 패했다.

앞서 한국 U-20 대표팀은 지난 23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벌여 승리를 거두고 아시안컵 상위 4팀에게 주어지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9월 칠레 개최)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국은 다음 목표였던 2012년 우승 후 13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렸지만 지난 2023년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준결승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 김서진이 사우디 선수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볼을 다투고 있다. 한국은 승부차기 끝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창원 감독은 우즈벡과 8강전서 연장 및 승부차기까지 혈전을 치렀기 때문에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는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윤도영(대전하나시티즌)을 벤치에 앉히는 등 우즈벡전과 비교해 선발 6자리에 변화를 줬다. 

포메이션은 4-4-2였다. 하정우(성남FC)와 진태호(전북현대)가 투톱을 형성했고, 박승수(수원삼성)와 백민규(인천유나이티드)가 양 측면에 섰다. 중원은 손승민(대구FC)과 성신(부천FC)이 지켰고 포백 수비는 김서진(천안시티)-신민하(강원FC)-김호진(용인대)-배현서(FC서울)가 맡았다. 골문은 홍성민(포항스틸러스)이 지켰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한국과 사우디가 슈팅을 한 번씩 주고받으며 난타전이 펼쳐지는가 했으나 이후 양 팀 모두 치열한 중원 싸움에 집중한 탓에 공격 전개는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19분 백민규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과감한 중거리 슛을 때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했다.

한국은 중앙에서의 접근이 쉽지 않자 왼쪽 측면에 배치된 박승수의 돌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전반 29분 박승수가 수비 2명을 따돌린 뒤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흐른 볼을 손승민이 잡았고,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사우디 골키퍼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전반 막바지에는 박승수의 왼발 크로스를 하정우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로 떴다.

이창원 감독은 답답했던 공격 흐름을 바꾸기 위해 후반 들자마자 박승수 대신 윤도영을 투입했다. 윤도영이 오른쪽 측면 공격을 맡으면서 오른쪽에 있던 백민규가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도영 투입 효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후반 3분 오른쪽 측면에 있던 윤도영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진태호를 향해 정교한 침투 패스를 투입해 1대1 기회를 제공했다. 진태호는 오른발로 골대 구석을 노린 슛을 쐈지만 옆으로 벗어났다.

이후 하정우와 진태호가 빠지고 김결(서울이랜드), 김태원(포르티모넨스, 포르투갈)이 들어가며 8강전에 선발로 나섰던 공격진이 다시 한 번 가동됐다. 특히 이번 대회 4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한 김태원은 후반 36분 예리한 헤더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끝내 두 팀은 후반에도 득점을 만들지 못하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한국은 백민규 대신 측면 수비수 이건희(수원삼성)를 투입했다. 

   
▲ 배현서가 상대 진영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사우디와 승부차기 간 끝에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선수들은 투지를 발휘했으나 두 경기 연속 연장전을 소화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지친 기색이 드러났다. 연장 전반 9분 한국이 결정적 찬스를 맞았다. 김태원이 골문 옆 골라인까지 치고들어가 문전으로 보낸 볼을 이건희가 골대 바로 앞에서 발을 갖다댔지만 제대로 맞지 않아 골라인을 넘기 전 사우디 수비가 걷어냈다.  

결국 연장에서도 골은 터지지 않았고, 두 팀은 승부차기로 결승행 운명을 갈라야 했다.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한국의 1번 키커 김태원의 슛을 사우디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선방했다. 2번 키커 이창우의 슛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 골키퍼 홍성민이 사우디 2번 키커 바르나위의 킥을 막아냈다. 사우디 4번 키커 툼브크티의 슛이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나면서 드디어 2-2 동점이 됐다.

하지만 한국의 5번 키커 김결의 슛이 다소 약해 골키퍼에 막혔고, 사우디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마흐다위가 슛을 성공시키면서 아쉽게도 한국의 탈락이 결정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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