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협회, 전고체 배터리 탑재 EV 2030년 양산 계획
국내 배터리 업계, 개발 속도전…점유율 반등 터닝 포인트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배터리업계의 게임체인저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중국의 추격세가 빨라지면서 국내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개발도 안정권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2030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양산을 예고했다. 삼성SDI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면서 선두에 있으나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야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 베이징 국제 오토모티즈 전시회에 설치된 CATL 부스./사진=로이터


◆ 빠른 중국 업체 개발 추격…2030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 양산 예고

2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3사가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이 글로벌적으로 격화되고 있다.

지난 25일 중국중앙TV(CCTV)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협회는 전고체 배터리 장착 전기차가 오는 2027년 출시되고 이후 2030년이면 양산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전기차100인회는 "2024년은 중국 전고체 배터리의 이정표가 된 해였으며 2024년 하반기 이래로 중국이 신청한 전고체 배터리 특허가 일본의 3배로 빠르게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CATL등이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대대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한다고 공표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LFP(리튬, 인산, 철)배터리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략과 달리 차세대 배터리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전고체 배터리는 국내 3사의 반등 기점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제품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3사는 출하량 기준으로 모두 글로벌 상위 10위권을 유지했으나 전체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9% (3위) △삼성SDI 3% (8위) △SK온 2% (9위) 등이었다.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총 14%로 지난 2023년 24%에서 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늘어나고 있다. CATL은 전기차와 ESS 분야에서 출하량을 늘리면서 점유율 41%로 1위를 유지했다. BYD(비야디)도 15%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CALB, EVE 등 중국기업들도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캐즘(수요정체현상)으로 인해 LFP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업계의 양익으로 불리는 LFP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 외에도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업계가 반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선점하는 자가 유리"…국내 3사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은?

   
▲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모형. 실제 모델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삼성SDI가 글로벌적으로 선두 업체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현재 파일럿 라인(S라인)을 통해 샘플 생산을 시작했으며 주요 고객사들에게 공급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약 40%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또한 무음극 기술과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으로 안정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앞서 삼성SDI는 2013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으며 초기 소형기기에서 중대형 전기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양산 공법 확정과 공급망 관리를 통해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SDI는 오는 3월 5일 삼성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데이트 현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높은 완성도를 목표로 삼성SDI보다는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셜리 멍 시카고 대학교 교수와 협업해 리튬 금속의 결정 성장 방향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충전속도를 기존 대비 10배 이상 향상시키고 안정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게 두 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SK온은 올해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용화를 준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산화물 복합계는 2027년, 황화물계는 2029년으로 각각 상용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솔리드파워와 협력해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기술을 도입하고 성능 강화 및 안정성을 높인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CATL부터 토요타까지 글로벌 경쟁자들 즐비…2027년까지 개발 레이스 치열

   
▲ 토요타가 지난 2021년 9월 발표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자동차 모습./사진=토요타 유튜브 캡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선두권에 속해있으나 중국과 일본에서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개발 경쟁은 속도전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CATL과 BYD, 일본의 토요타 등의 업체들도 2027년을 기점으로 제품 출시나 양산 진행을 예고했다.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2027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기술적 경젱적 그리고 시장 준비 측면에서의 복합적인 요인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고체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 향상, 대규모 생산 기술, 음극 소재 안정화 등 해결해야할 기술과 과제가 많다. 삼성SDI는 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A·B·C샘플을 제작하고 테스트를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2027년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CATL은 황화물계 기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40%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제품으로 2027년 양산을 계획 중이다. BYD는 지난해 파일럿 생산을 시작으로 2027년에 대량 실증 단계를 거치고 2030년 이후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일본의 토요타의 경우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출시를 계획 중이다. 토요타는 아이치현 공장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관련 특허 약 2000건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전해질의 높은 단가와 초기 생산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일럿 생산 및 양산 설비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초기 생산량을 확보하고 점진적으로 비용 효율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SNE리서치에 조사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400억 달러(약 57조3000억 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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