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지난해 4·10 총선 이후 당내 잇단 현안을 놓고 자신에 대해 잇달아 각을 세워왔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 전 실장을 이 대표 및 '친명'(친이재명)계가 독점하고 있는 당내 상황을 겨냥해 "당의 구조에서 이 대표와 경쟁을 해보려는 용기를 내고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을 성원·지지하고 할 생각"이라고 직접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그게 정당이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 내 한 식당에서 임 전 실장과 약 1시간20분에 걸친 오찬 회동을 진행했다. 임 전 실장은 "(총선 당시) 왕십리에서 보고 처음 본다"며 "술 한잔 사라니깐"이라고 농담하며 인사했다.
이 대표도 "우리 술 한잔 해야 하는데 임 전 실장의 인기가 높아서 언론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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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2월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5.2.27./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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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임 전 실장은 현재 당내 '이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임 전 실장은 "양당 구조에서의 이 대통령제가 무한 대립 정치를 계속 반복하지 않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조금 더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 정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고민들이 많이 익어 있기 때문에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운동장 넓게 쓰자"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을 만드는 일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너무 많이 넓히다가 (기존 지지층이) 떨어져 버리면 이건 좀 곤란하고, 조심스럽게 잃지는 않으면서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공개로 이어진 회동에서 임 전 실장은 통합·개헌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의견수렴기구'를 만들 것도 제안했다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회동 후 전했다. 임 전 실장의 제안에 이 대표는 "내란 진압에 집중할 때"라면서도 "제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 전 실장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의 여러 발언으로 (논란이) 정리된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 비명(비이재명)계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날 에정이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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