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되던 ‘럼피스킨’이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관리 수준이 완화될 전망이다. 백신접종 방식이 전환되는 등 농가의 자율적 관리가 가능토록 제도가 개선된다.
| |
 |
|
| ▲ 럼피스킨 신고 안내문./자료=농식품부 |
럼피스킨은 소(牛)에서만 감염되는 가축질병으로, 2023년 10월 국내 소 사육 농장에서 첫 발생한 이후 그해 107건이 발생됐고, 다음 해인 2024년에는 24건이 발생됐다.
그간 국회, 생산자단체 등의 럼피스킨 관리 수준 완화 요구에 대해 학계 등 전문가 의견수렴, 가축방역심의회 등을 거친 바 있으며, 심의희 의결에 따라 법 개정을 거쳐 2종 가축전염병으로 조정된다.
이는 감염된 소에서 폐사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감염되더라도 격리 후 회복 되는 등 그간 방역 추진 과정에서 확인된 질병 특성 및 산발적이고 국지적인 발생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실례로 지난해 11월 말 이후 발생한 농가 4호 양성축 26두에 대해 살처분을 유예하고, 주기적 임상검사와 정밀검사를 실시, 5~10주 격리 이후 모두 치유(병원성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럼피스킨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고 청정화 기반 구축을 위해 ‘럼피스킨 중장기 방역관리 개선 대책’을 마련해 위험도 기반 예찰·방제, 백신접종 방식 전환, 질병 관리 수준 완화 등 제도개선이 포함된 세부 대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
우선 질병 전파 원인인 침파리, 모기 등 매개곤충에 대한 위험도 기반 방제와 예찰을 한층 강화한다.
기존 발생지역 및 위험도 평가 결과에 따른 고위험 시·군과 유입 가능성이 높은 서해안 소재 13개 항만 등에 대해 전문방제업체를 통한 방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매개곤충 예찰은 럼피스킨 발생이 많았던 4개도(경기․강원․충남․전북)의 대상 농가를 확대하고, 국내 유입 경로에 있는 지역의 공중 포집기도 기존 15곳에서 18곳으로 추가 설치해 매개곤충 채집·분류·바이러스 검사 등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 검출 시 그 결과를 즉시 농가에 제공해 자체 방제를 강화토록 하는 등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한다.
방역 취약 요소 집중관리로 농가 자율방역을 뒷받침한다. 매개곤충 활동 시기인 4월부터 11월까지는 △가축시장(88곳) 방역관리 강화 △거래 시 접종증명서 휴대 의무 부여 △사료제조업체(160곳) 자체 방제 및 점검 강화 △전국 일제 방제․소독의 날 운영(매주 수요일) △위험 시·군과 농장에 대한 차단방역 실태 집중 점검 등 위험관리 대책 시행으로 농장 내로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 위험도를 최소화한다.
올해 모든 농가에 대한 백신 의무 접종 후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농가가 자율 접종하도록 접종방식을 전환한다.
먼저 4월 중에 전국에서 사육 중인 소 약 390만두 대상으로 백신을 일제 접종하되, 새로 태어나는 송아지는 모체이행항체가 낮아지는 4개월령 이후 접종토록 하고, 임신말기 소, 아픈 소 등에 대해서도 접종을 유예하고 그 사유가 소멸 시 바로 접종한다.
농가 자율접종으로 전환은 원칙적으로 2026년부터로 하되, 올해 질병 발생 상황, 매개곤충 예찰 결과, 농가 차단방역 실태 등 위험관리 수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일부 위험지역에 대한 의무 접종 유지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일정 기간 비발생과 함께 매개곤충 유입 위험도가 낮아지면 청정화 기반 마련을 위한 전국 백신접종 중단도 검토할 계획이다.
2종으로 개정되면, 현행 지역 단위의 가축, 사람, 차량의 이동제한과 격리 등 질병 통제 조치가 농장 단위 또는 개체 단위로 조정되며, 살처분 대상 가축의 축소와 함께 가축시장 폐쇄, 축산농가 모임 금지 등 방역관리가 완화된다.
이와 함께 럼피스킨과 같이 매개곤충으로 전파되는 신종 가축전염병 관련 민간 기관의 검사 참여 확대 등 민․관 협업을 강화하고, 예찰 대상 질병과 지역을 확대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새롭게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가축전염병에 대한 대비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번 개선 대책의 취지는 정부 주도에서 농가 자율방역 전환으로, 농가의 부담은 낮추고 방역관리의 효율성은 높이는데 있다”라며, “자율방역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의식이 가장 중요하며, 농장 내 해충 구제, 소독, 청소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주문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