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미국 지원 없었으면 2주만에 졌을 것"
젤렌스키, 사과 거부하면서도 "트럼프·미국민 존경"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설전이 이어지며 파국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무례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22분쯤 백악관 웨스트윙 문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환영했다. 이후 두 사람은 집무실로 이동해 공개 모두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에 대해 "매우 공정한 협정이며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큰 약속"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희토류 판매와 사용으로 많은 돈을 벌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측 군인의 용기를 치하하면서도 조기 종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짜 안전보장을 위한 첫 문서가 되길 희망한다"며 광물협정 체결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및 지지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과 관련해서는 "그(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살인자이자 침략자"라면서 "살인자에게 우리 영토를 양보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은 25번이나 자신의 서명을 어겼다"며 "단순한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고 안전보장이 없으면 그것(휴전)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수백만 명과 3차 세계 대전을 놓고 도박하고 있다"며 "당신 나라에는 큰 문제가 있으며 당신은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2주 만에 졌을 것"이라며 "우리가 없으면 당신에게는 (종전을 위한) 아무 카드도 없다. 합의하거나 아니면 우리는 빠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등과 회의를 진행하고 회담을 사실상 진행치 않기로 결정했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회담은 조기 종료됐고 예정됐던 미국-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 서명식도 열리지 않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 빈손으로 백악관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젤렌스키는 내 바람과 전혀 다른 것을 원하고 있었다"며 "그는 계속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길 원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이후 보수 성향 언론사인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매우 정직해야 한다. 우리가 나쁜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독재자"라는 표현을 썼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런 단어를 가볍게 쓰지 않는다"고 발언하는 등 노골적인 친러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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