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감사원에 준하는 조사·처분 권한 부여…선관위 비리 발복색원해야"
헌재, 감사원의 선관위 상대 직무감찰 '위헌' 결정…與 "면죄부 결정" 비판
[미디어펜=진현우 기자]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해 감사원에 준하는 조사 및 처분 권한을 부여하는 특별감사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감사관법'을 당론으로 발의한다.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시한을 줘서 감사원에 준하는 조사·처분 권한을 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조사권한은 자료제출 요구와 불응 시 형사처벌, 처벌규정은 물론 고발·수사 의뢰·징계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특별감사관이 자체 감사관도 채용하고, (특검처럼) 감사원 직원이나 검찰·경찰에서 수사관들을 파견 받아 (선관위)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당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감사 결과가 나와 2030 커뮤니티를 들어가 보니, 차라리 이럴 바에야 선관위를 폐지하는 게 낫겠다는 여론도 많았다"며 "그렇게 까지 안 되려면 중앙선관위가 자체 정화를 하던가 (혹은) 외부 기관에서 한 번은 수술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8./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그게(정화가) 지금 안 된다고 국민들이 보고 있다"며 "제3의 기관이 들여다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관위에 대한 신뢰는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이며 선관위는 어느 조직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의 선관위는 대한민국 그 어느 조직보다도 썩은 상태다.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사관법 당론 발의는 채용 특혜 의혹이 불거진 중앙선관위 감찰을 시도했던 감사원의 움직임에 헌법재판소가 제동을 건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감사원이 지난 2023년 중앙선관위의 경력직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선관위 인력 관리 실태를 직무감찰한 것을 두고 "헌법 및 법률상 권한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헌, 위법한 직무 감찰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이 특정 정당(여당) 소속 당원이라는 점을 들며 "현행 헌법 체계하에서 대통령 소속하에 편제된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을 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선관위의 공정성,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 1995년 감사원법 개정 국회, 법원으로 제한돼 있었던 감사 제외 대상에 헌법재판소는 포함됐지만 선관위는 행정기관이라는 이유로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중앙선관위에 대한 감사를 자제해왔던 감사원은 지난 2023년 5월 채용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중앙선관위를 상대로 직무감찰을 벌였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라는 이유로 감사원의 감사을 거부하면서 자체 조사를 진행해 4명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헌법재판소에 감사원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두고 여당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중앙선관위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8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무엇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선관위가 '가족회사', '친인척 채용 전통이 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부패했고, 설립 이래 독립성을 부패의 방패로 삼아온 것이 세상에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선관위에 감사원 직무감찰의 칼날을 피하는 면죄부를 주려는 이번 헌재 결정은 국민적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 잠룡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관위 개혁은 대증요법이 아니라 근본 해법이 필요하다"며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를 수용해야 하고 동시에 선관위에 대한 국회 견제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