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소형 SUV…130km 주행·전비 5.6km/kWh
깔끔하고 다부진 외관·미니멀리즘 반영한 실내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볼보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국내에 출시한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X30'은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된 모델이다. 작고 귀여운 차체지만 퍼포먼스와 안전, 실내 공간 활용 등에서 볼보 특유의 철학을 유지하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최근 김해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카페 그릿비까지 130km가량 EX30을 시승했다. 시승한 차량은 상위 트림인 EX30 울트라로 시승은 전기차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직선주로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 볼보 EX30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 볼보 EX30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EX30은 '볼보다운' 존재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컴팩트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단단하고 탄탄한 SUV의 느낌이 잘 살아 있다. 균형 잡힌 차체 비율로 대담한 느낌을 주며, 특히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와 새롭게 분할된 '토르의 망치' 시그니처 헤드램프가 인상적이다. 

전면부는 볼보의 새로운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시그니처 요소인 '토르의 망치' 헤드램프는 분할형 디자인으로 더욱 날렵해졌다. 바디 컬러와 통일된 통합형 전면 디자인을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헤드램프 중앙을 가로지르는 블랙 밴드 라인은 EX30의 시각적 중심을 잡아주며, 전반적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EX30은 짧은 전장(4235mm)과 긴 휠베이스(2650mm)로 다부진 비율을 완성했다. 휠베이스/전장 비율은 62.6%에 달한다. 측면부는 볼보 특유의 깔끔한 캐릭터 라인을 유지하면서도 짧은 오버행과 탄탄한 숄더라인이 더해져 단단한 느낌을 준다. 최상위 트림에 적용된 블랙 루프는 스포티하면서도 더욱 역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 볼보 EX30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볼보 EX30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후면부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면 처리와 절제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다. 수직으로 자리 잡은 상·하 분리형 리어램프는 더욱 입체적인 인상을 주면서도 안정감을 강조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235mm, 전폭 1838mm, 전고 1550mm, 휠베이스는 2650mm다. 휠베이스/전장 비율이 62.6%에 달해 실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점도 EX30의 강점이다. 실내는 볼보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과 친환경 철학이 조화를 이룬다.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하나로 모든 기능을 통합했으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돋보인다. 기존 클러스터(계기판)까지 모두 중앙의 디스플레이로 통합됐는데, 속도 확인 등을 위해서는 중앙으로 시선을 계속 돌려야 하는 점은 조금 불편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사운드 시스템이다. 볼보 최초로 적용된 하만카돈 사운드 바는 도어에 스피커를 배치하는 대신 대시보드 상단에 사운드 바를 통합해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울트라 트림 기준 1040W 출력을 자랑하는 9개의 스피커가 탑재돼 음악을 틀고 주행하면 나만의 작은 콘서트가 열린 기분이다.

   
▲ 볼보 EX30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볼보 EX30 슬라이딩 방식 컵홀더./사진=김연지 기자
   
▲ 볼보 EX30 수납공간./사진=김연지 기자

스마트한 수납공간도 강점이다. 조수석 앞쪽 글로브 박스는 운전석 쪽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중앙에 배치했다.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에 위치하는 다용도 수납공간은 슬라이딩 방식을 통해 컵 홀더 또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평평한 바닥을 활용한 추가 수납공간도 확보했다.

2열의 공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173cm 남성이 앉았을 때 레그룸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 167cm 여성이 앉았을 때는 주먹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수준이었다. 잠깐 단거리 이동을 가능하겠지만 장거리 이동은 쉽지 않을 듯했다. 소형 SUV인 만큼 패밀리카보다는 1~2인 가구에 더 적합하겠다.

볼보 EX30은 후륜 구동 기반의 전기차다. 볼보는 전기차의 특성인 낮은 무게 중심과 균형 잡힌 중량 배분을 활용해 오랜 시간 표준으로 자리해 온 전륜 구동 대신 후륜 구동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66kWh 용량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앞 바퀴 축과 뒷 바퀴 축 사이에 위치해 50/50에 가까운 무게 비율을 갖췄으며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복합 기준 351km다.

   
▲ 볼보 EX30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 볼보 EX30 2열에 173cm 남성이 앉은 모습./사진=김연지 기자

EX30은 전기차 특유의 빠른 응답성과 즉각적인 가속이 돋보였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도 잘 걸러내 쾌적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EX30은 최고출력 272마력(200kW), 최대토크 35.0kg·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3초에 불과하다.

다만 10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는 차량의 움직임이 너무 가벼워 흔들림이 느껴졌다. 핸들 세팅도 조금 더 단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30은 볼보의 최신 안전 기술이 집약된 모델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운전자 경고 시스템이다. EX30에는 실내 카메라가 운전자의 움직임과 운전자의 눈꺼풀 및 머리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부주의가 감지되면 즉시 경고음을 울린다. 테스트를 위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자 경고음을 울렸다. 

   
▲ 볼보 EX30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 볼보 EX30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출발 전 배터리 잔량은 82%. 주행 가능 거리는 325km였고, 주행을 마친 뒤 배터리는 52%가 남았다. 전비는 5.6km/kWh로 성능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며 전비에 신경쓰지 않고 운전한 것에 비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EX30은 볼보 특유의 안전성과 프리미엄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공간 활용성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겸비했다. 작은 차체에도 볼보다운 철학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후륜 기반의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스마트한 수납공간, 최신 안전 기술이 더해져 소형 전기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코어 트림 기준 4755만 원,울트라 패키지(428만 원) 적용 시 5183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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