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미국과 관계 지속 믿어…광물협정 서명 준비됐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광물협정 서명 의지를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문제 삼으며 '정권교체'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가운데 향후 미국의 지원 여부와 협정 체결 가능성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긴급 유럽 정상회의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고, 미국 역시 준비가 됐다고 믿는다"며 협정 체결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양국 협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벌어진 공개 설전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가 완전히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향후 정상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왼쪽)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오른쪽)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의 광물협정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공개 설전으로 인해 젤렛스키 대통령은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나야했고, 협정 서명도 무산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종전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의 원조에 대해 감사하지 않는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계 3차 대전을 두고 도박을 벌이고 있다며 전쟁 지속에 대한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합의하거나, 우리가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홀로) 끝까지 싸우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에 다시 광물협정 서명 의사를 내비친 것은 당시의 외교적 파장을 수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 협정 체결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인라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과 협상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을 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도 NBC 인터뷰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그(젤렌스키)가 정신을 차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거나, 그 일을 할 다른 누군가가 우크라이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역시 CBS 뉴스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 재추진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경제협정에 서명하고,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와 미국 국민 간에 이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걸 날려버리는 쪽을 선택했다"고 맹비난하면서 협정 무산의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렸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원조가 끊길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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