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 육성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도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 가격이 급등했고, 거래량도 폭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코인을 직접 언급하면서 해당 코인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전 8시 30분 기준 전날 대비 11.8% 오른 1억43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15.6% 상승한 381만7000원, 엑스알피(리플)는 34.8% 상승한 4400원, 솔라나는 25.7% 상승한 26만9500원, 에이다는 68.8% 급등한 1660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거래소들의 거래량도 급증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의 거래량은 2일 밤 10시 50분 이후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5대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14조3750억 원으로 이는 지난달 28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15조637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 비트코인이 1억 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고, 국내 거래소 거래 규모도 축소되던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가상자산 시장 반등의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디지털자산에 관한 행정명령을 통해 실무그룹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유"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에는) 리플, 솔라나, 에이다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게시글에서는 "분명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다른 가치 있는 가상자산들처럼 비축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최근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살아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코인' 급등락과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연루된 밈코인 사기 사건 등으로 불안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비트코인뿐 아니라 전체 디지털 자산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미국이 오는 7일 '백악관 가상자산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어떤 의도인지 그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섣부른 투자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