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지난 1월 말 싱가포르 수출 길에 오른 시에이(CA) 선박 컨테이너에 국내 신선과일 3품목을 싣고 온도 3도(℃), 산소 농도 5%, 이산화탄소 농도 12%로 환경을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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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품종 과일 선호도 평가./자료=농진청 |
수출 20일 뒤인 2월 중순 현지에 도착한 과일 품질을 조사한 결과, 모든 과일의 품질이 양호하게 유지됨을 확인했다.
현지 구매상은 “딸기는 단맛과 향이 잘 유지됐고, 키위는 단맛이, 만감류도 단맛과 함께 껍질 상태가 양호해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또 시에이(CA) 기술을 적용해 수송한 한국 신품종 과일을 꾸준히 수입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우리나라 신품종 과일에 신선도 유지 기술인 시에이(CA) 기술을 적용, 신선하게 싱가포르까지 수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시에이(CA, Controlled Atmosphere) 기술은 산소 농도를 낮추고,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대기 환경을 조절함으로써 작물의 호흡을 억제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로, 농진청이 2021년부터 선박 수송 컨테이너에 이 기술을 적용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번에 CA 기술을 적용해 수출 길에 오른 품목은 △딸기 ‘아리향’, ‘골드베리’, ‘홍희’ △키위 ‘감황’ △만감류 ‘윈터프린스’다.
‘아리향’은 일반 딸기보다 크기가 1.5배 이상 크고 단맛, 신맛이 조화로우며, ‘골드베리’와 ‘홍희’는 조직감이 단단하고 익는 시기에 따라 다양한 과일 향을 지녔다. 골드키위 ‘감황’은 단맛이 뛰어나고 과육의 노란색이 잘 발현된다. 만감류 ‘윈터프린스’는 과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럽다.
이들 품종은 신품종 과일 판로 개척을 통해 보급을 확대하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출 수요가 높고, 수확시기와 저장기간을 고려해 선정된 대표 신품종이다.
최근 국내에서 다양한 과일 품종이 개발되고 있지만 수출은 여전히 특정 품종에 편중돼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신품종은 단발성 시범 수출에 그치는 등 지속적인 물량 확대가 여의찮다.
때문에 농진청은 맞춤형 품질 관리 기술을 확보, 새 품종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그간 신품종 수출을 추진해왔다.
이에 더해 과일 특징을 살린 판매 전략도 현지 호응을 이끄는 데 한몫했다. 2월 14일(밸런타인데이)에 맞춰 현지 식당에서 초콜릿과 함께 신품종 딸기를 맛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알맞게 익어야(후숙) 제맛인 키위는 수확 직후부터 숙성 지연 기술을 적용해 3개월 저장하고, 현지 도착 뒤 자연 후숙되면서 가장 맛있는 상태로 먹을 수 있게 판매했다.
농진청은 이번 수출을 계기로 신품종 과일의 재배부터 수확, 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 맞춤형 품질 관리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임종국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신품종 과일의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해서 선박 수출을 시도함으로써 현장에 꼭 필요한 신선도 유지 기술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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