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전 대비 3조원 이상 급증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새해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새학기 이사수요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 금융권 총 가계대출은 5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36조 7519억원으로 집계돼 1월 말 733조 6588억원 대비 약 3조 931억원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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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전 대비 3조원 이상 급증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새해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새학기 이사수요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가계대출 성장을 이끈 건 주담대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583조 3607억원을 기록해 1월 말 579조 9771억원 대비 약 3조 3836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9월 5조 9148억원 증가에 이어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1월 주담대는 12월 대비 약 4762억원 줄어든 1조 5137억원 증가였다.
이 같은 가계부채 증가는 은행권이 지난해 하반기 일부 제한했던 주담대 영업을 재개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3월 새 학기를 앞둔 이사 수요가 늘어났고,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조치를 해제한 점도 가계부채 누증에 영향을 줬다. 실제 서울 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의 토허제가 해제되면서 강남권 집값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지난해 10·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각 0.25%포인트(p) 인하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에도 추가 0.25%p 인하하면서 대출 부담이 일부 해소되는 분위기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산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하면서, 은행권도 금리인하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주요 대출의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췄다.
그 외 NH농협은행은 6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중 주기형 상품 신규·대환 금리를 0.20%p 인하하고, 변동형 상품 신규·대환 금리도 0.30%p 인하한다. 아울러 비대면 개인신용대출 금리도 최대 0.40%p 인하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본격 금리하락기에 접어든 만큼,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주담대에 쏠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오는 7월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본격 앞둔 만큼, 주담대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6월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는 책정된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대출한도를 최소화하는 목적으로 제정됐다.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사실상 '상환할 수 있는 만큼 대출하라'는 취지다.
현행 스트레스금리는 은행 주담대·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하며, 수도권 1.25%p, 비수도권 0.75%p를 각각 적용 중이다. 금융당국은 예정대로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적용할 예정으로, 은행·2금융권 대출 모두 스트레스금리는 1.50%p로 상향 조정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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