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대 판매 목표…보조금 적용시 3000만원대
"무쏘 EV, 취임 후 승인한 첫 차…감회 남달라"
"루저 시절로 돌아갈 수 없어…사랑받는 KGM 되겠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픽업 시장을 장악한 KG모빌리티(KGM)가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공개했다.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픽업 라인업을 갖춰 전동화 시대에도 픽업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KGM은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워 월 500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KGM은 5일 경기도 평택 소재 본사에서 픽업통합 브랜드 '무쏘'의 전략을 공개하고, 브랜드 첫 번째 모델인 무쏘 EV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곽재선 KGM 회장, 황기영 대표이사, 박장호 대표이사, 노철 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 등이 참석했다.

   
▲ 곽재선 KGM 회장이 5일 경기도 평택 소재 본사에서 진행된 '무쏘 EV 신차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곽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토레스와 랙티언은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준비된 일이었지만 무쏘 EV는 제가 KGM 회장에 취임하고 최초로 사업 투자계획서에 승인한 차"라며 "그런 의미에서 아주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KGM은 71년이라는 오랜 자동차 회사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많이 내놓지 못했다"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기호를 갖고 있고 다양한 선택지를 필요로 하는데 공급자인 KGM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라면을 예로 들면 요즘에는 짜파게티도 있고, 비빔면도 있다. 라면 회사들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국민들의 기호가 다양해졌다"며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KGM도 라면만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 짜파게티도 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액티언 하이브리드, 그리고 시간이 지나 디젤 모델만 존재하던 렉스턴을 가솔린 모델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 SUV의 편안함과 픽업의 실용성 결합…"새로운 픽업시장 개척"

KGM이 이날 선보인 무쏘 EV는 전기 SUV의 승차감과 픽업트럭의 다목적성을 결합한 모델으로 픽업 고유의 강인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데크와 바디가 하나로 연결된 견고한 실루엣에 전기차의 단순하고 깨끗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전기 픽업만의 세련되고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박경준 KGM 국내사업본부장은 "KGM은 무쏘 EV를 통해 도심형 전기 픽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며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원하는 고객, 전기 화물차의 경제성을 고려하는 고객 모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경준 KGM 국내사업본부장이 5일 경기도 평택 소재 본사에서 진행된 '무쏘 EV 신차 발표회'에서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김연지 기자


무쏘 EV는 80.6kW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최초로 충전 단계에서 실시간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차세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도입해 화재 안전성을 강화하고 셀 투 팩 공법을 사용해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고, 외부 충격에 강한 배터리팩 설계로 내구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무쏘 EV'는 152.2kW 전륜 구동 모터와 최적의 토크 튜닝이 적용된 감속기를 통해 최고출력 207마력(ps)과 최대 토크 34.6kgf·m의 파워풀한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AWD 모델은 최고출력 413마력(ps)과 최대 토크 64.9kgf·m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충분한 2열 공간도 확보됐다. 2열 공간은 중형 SUV 모델 이상 수준인 850mm의 커플 디스턴스를 확보해 여유로운 레그룸을 제공하며 슬라이딩 및 32°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2열의 승차감을 개선했다. 데크는 최대 500kg까지 적재할 수 있어 캠핑 장비, 서핑보드, 바이크 등 레저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무쏘 EV'의 가격은 △MX 4800만 원 △블랙 엣지 5050만 원이다. '무쏘 EV'는 친환경 화물차로 분류돼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포함하면 실구매가가 3000만 원 후반대(3962만 원)까지 낮아진다. 소상공인의 경우 추가 지원과 부가세 환급을 받을 경우 3300만 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KGM은 '무쏘 EV' 출시에 맞춰 픽업 브랜드 통합 전략도 발표했다. KGM은 새로운 픽업 통합 브랜드 '무쏘'를 통해 픽업 시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KGM은 앞으로 새롭게 개발해 출시할 픽업 모델을 '무쏘' 브랜드로 통합 운영하며 '무쏘'의 명성에 걸맞은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은 각각 '무쏘 스포츠'와 '무쏘 칸'으로 차명이 변경된다.

◆ 곽재선 "속도로 승부…소비자 중심 전략 이어갈 것"

KGM은 이번 무쏘 EV 출시를 계기로 보다 빠르고 유연한 시장 대응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곽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자동차를 새롭게 개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빨리 진행해도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약 2년 5개월 동안 회장직을 맡아왔지만 아직 KGM이 출시한 차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우리가 힘들거나 불편한 것은 소비자에게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기술력, 자금 등과 관련된 것은 우리의 문제"라며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다 맞출 계획이다. 부득이하게 당장은 어렵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무쏘 EV./사진=김연지 기자


곽 회장은 "우리가 연구 인력도 작고 덩치도 작지만 속도로 승부하겠다"면서 "힘은 질량 곱하기 속도다. 우리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 대비 덩치가 작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속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질량은 어쩔 수 없지만 속도는 빠르게 할 수 있다. 남들이 1주일 걸리는 것을 우리는 1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남들이 1년 걸리면 우리는 한 달 안에 끝낸다. 이것이 당분간 KGM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곽 회장은 "우리가 더 커서 질량이 커지기 전까지는 이 속도로 쫓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루저였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그 어려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서 "소비자의 니즈에 최대한 부응하면서 사랑받는 KGM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GM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별도 재무제표 기준 123억 원을 기록해 전년(50억 원) 대비 147.0%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3조 7800억 원)보다 0.1% 증가한 3조 7825억 원으로 집계됐다.

KGM은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3.4% 증가한 13만5000대로 설정했다. 해외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46.7% 증가한 9만 대를 판매해 수출 비중을 지난해 57%에서 올해 68%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조립 생산 방식을 통한 KD(반조립제품) 사업을 통해 아시아 신규 시장도 확대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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