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현대전에 적응하며, 러시아군 2배에 달하는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북한군은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을 누적하고 있어, 북한군의 진화하는 전술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 군이 전훈분석단을 시급히 파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중장과 익명을 요구한 특수작전군(SSO, Special Operations forces of Ukraine)소속 고위 지휘관과의 접견에서 확인한 러시아와 북한군 동향을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러시아군 군사목표는 우크라이나 경제 역량 파괴이며, 전략목표는 △쿠르스크 지역 탈환 △도네츠크 지역 완전 점령 △자포리자와 헬슨 점령 유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군이 파악 중인 러시아군 병력은 62만 5800명(지난달 26일 기준)이며, 이들의 일일 평균 병력 손실은 약 1200명 수준이다. 더불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장에 북한군의 파병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북한은 2024년 6월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에 따라 북한군을 전장에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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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월 26일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장과 접견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사진=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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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밀착한 북한은 작년 10월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1만 2000명을 파병했다. 파병 병력 75%는 폭풍군단(11군단)으로 알려진 정예 병력이었으며, 25%는 정찰총국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인 블리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등 5개 지역으로 분산돼 한 달 반 동안 현지적응훈련을 거친 뒤 작년 11월부터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투입됐다. 파병 병력에는 북한군 고위 장성인 △김영복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총참모부 작전국 처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현재 3000명 규모의 여단 총 4개를 편성했으며, 러시아 군복과 신분증을 지급받아 러시아군으로 위장하고 러시아 군의 명령을 받아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언어장벽에 따른 소통 문제로 작전 수행능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파병된 북한군은 지난달 26일 기준 전사자 400여 명, 부상자 3600여 명으로 총 사상자가 4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북한은 1500명 수준으로 2차 파병을 했으며, 병력 충원을 위한 3차 파병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 포로를 심문한 것에 따르면 북한군의 주 임무는 ‘실전을 통해 현대전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북한군은 참전 초기와 달리 현대전 경험을 빠르게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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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5.1.12./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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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은 재래식 전술을 구사하고, 장비 노후화 등으로 드론전에 취약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현대전에 적응해 러시아 군 2배의 전투력과 대등할 정도의 높은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군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북한군은 20세 정도의 젊은 청년층으로 구성돼 강인한 체력과 전투에 대한 공포심이 없는 것을 이들의 특징으로 꼽았다.
유 의원은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통해 현대전에 대한 군사적 지식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군은 조속히 우크라이나 현지에 전훈분석단을 보내야 한다. 북한이 실제 전투에서 어떤 전략과 전술을 펼치고 있는지, 현대전 경험을 통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이들의 전투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전훈분석단이)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현역 군인을 파견하는 것이 제한된다면, 경험이 많은 예비역으로 구성된 조직을 파견하는 것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귀순’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이 전날 북한군 포로 2명과 면담 후 공개한 육성 파일에는 “난 한국으로 꼭 가고 싶어요. 앞으로 우리 부모님들과 만나기 위해서 꼭 가고 싶어요”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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