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모임통장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에서도 뛰어들며 모임통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업계는 그간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급증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모임통장을 통해 젊은층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상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모임통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저축은행 통합 앱 ‘SB톡톡플러스’를 통해 중앙회 전산 시스템을 이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의 모임통장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은 ‘SB톡톡플러스’ 경쟁력 제고 등 IT 역량 강화 방안 중 하나로 모임통장 출시를 계획해왔다.

모임통장은 여러 사람이 친목·여행 등을 목적으로 한 계좌에 회비를 내고 사용하는 상품으로 친구·동호회 등 다양한 친목모임에서 사용된다.

모임통장은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간편하고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고객이 크게 늘었다. 실제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모임원 수는 2023년 1월말 기준 14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023년 2월, 8월 모임통장을 출시했으며,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도 모임통장을 일제히 선보였다.

이처럼 모임통장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저축은행도 경쟁에 참전하려는 모습이다. 모임통장은 예적금상품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월 현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여러 사람이 같이 쓰기 때문에 은행을 바꾸는 일도 거의 없다.

시중은행은 요구불예금(보통예금, 급여통장, 수시입출금예금 등) 등 저원가성 예금이 많은 반면 저축은행은 수신 대부분이 정기예금으로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요구불예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 경색 이후 자금조달을 위해 경쟁적으로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은행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은행권도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렸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저축은행은 최대 연 6%대 고금리 특판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79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지급한 누적 이자비용은 3조1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60억원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자비용이 늘면서 저축은행은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79개 저축은행은 2023년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기준 36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저축은행은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금리 경쟁력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은행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최대 1%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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