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만인 최근 외국인에 대해 단체관광을 허용했다가 3주만에 돌연 중단했다.
6일 AFP통신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영국인 소유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스’는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북한측 파트너로부터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 관광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공지했다.
이 여행사는 이어 “이는 전례 없는 상황이며, 추가 소식이 있으면 즉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도 이날 페이스북에 “북측 파트너로부터 라선 투어가 현재 중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리면서 “4월과 5월에 투어를 계획하는 분들은 더 많은 정보가 나올 때까지 항공편을 예약하지 마시기를 권장한다. 투어가 취소되는 경우 전액 크레딧 또는 환불 옵션이 제공된다”고 전했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북한 전문 여행사 ‘KTG 투어’는 페이스북에 “북한측 파트너로부터 나선이 모든 사람에게 폐쇄됐다는 소식을 받았다”라는 공지를 짧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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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신문은 16일 "온 나라가 한국을 징벌하려 한다"며 "전국적으로 140여만 명에 달하는 청년동맹일꾼(간부)들과 청년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 및 복대를 열렬히 탄원했다"고 보도했다. 2024.10.16./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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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평양 등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 관광객에 한해서 관광을 허용하면서 국경을 열었다. 이후 지난달부터 한국인과 미국인을 제외한 서방 관광객들에게 나선 특구에 한해서 관광을 허가했다. 고려투어는 최근 4월 초에 열리는 평양국제마라톤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돌연 외국인 관광을 중단한 이유는 서방 여행객들이 SNS에 활발하게 올리는 여행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선 특구에 다녀온 프랑스, 독일, 영국인 등의 다양한 후일담이 서방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북한이 강력한 통제를 하는 나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 경험한 통제 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 화장실을 갈 때조차 가이드에게 보고해야 했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경험은 하지 못했다” “호텔 방을 제외하면 난방도 되지 않았고 불빛도 희미했다. 춥고 어두운 미술관은 우리들을 위해서만 문을 열어준 것 같았다”와 같은 후일담이다.
이를 볼 때 대규모 관광객도 아닌 10여명 남짓의 서방 여행객만 북한을 찾는 현실에서 북한 당국이 경제수익에 도움이 안 되는데 내부 모습만 서방에 알려져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북한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수용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중 간 관광객 교류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과거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주로 국경지대 주민들로 많이 구성됐고, 이들의 경우 거의 중장년층이어서 SNS에 여행후기를 올리는 일도 없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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