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음달부터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최대 20%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보험 영업현장에서는 절판마케팅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관련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무·저해지 상품 보험료를 10~20% 올릴 예정이다.

   
▲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쳐


상품 중에서는 종신보험의 인상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신보험은 보험사가 최종적으로 모든 계약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예정 해지율이 낮아질수록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진다.

무·저해지 보험은 납입기간 중 해지 시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표준형 보험상품보다 보험료가 30%가량 저렴한 상품으로 암보험 등 건강보험과 어린이보험, 종신보험, 치매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주로 적용해 판매되고 있다. 납입기간을 채우면 표준형보다 더 많은 환급금을 받아 중간에 해지하지 않는 가입자에게는 유리하지만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큰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무·저해지 보험과 관련해서 해지율을 자의적으로 높게 가정해 실적을 부풀렸다고 진단하고 예정 해지율을 낮추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상품 요율에 적용하도록 했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이후 초기에 회계상 많은 이익을 잡기 위해 무·저해지보험 판매 경쟁을 벌였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보험사들은 예정 해지율을 높게 책정하고 더 싼 보험료를 산출해 판매를 확대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가정해야 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기게 되면서 보험료 인상 전 판매 경쟁이 붙고 있다.

다음달부터 보험료 인상이 예고되면서 영업현장에서는 가입을 서두를 것을 권유하는 절판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생보사는 최근 법인모집대리점(GA)에 "무·저해지 전 상품의 보험료가 4월 인상될 예정"이라며 "3월 가입이 타이밍"이라는 영업 방향 보고서를 발송했다.

다른 손보사들도 4월 보험료 인상을 예고하는 GA 교육지를 발송하면서 GA 영업현장에 절판마케팅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 설계사는 “설계사들이 상품 개정에 대해 안내하면 그 전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절판마케팅에 따라 설계사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절판마케팅 등으로 판매 경쟁이 과열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마다 보험료 개편 시즌에 절판마케팅이 반복된다"며 "올해는 무·저해지 보험이 대표적으로 절판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어 모니터링하고 있고, 보험사들에 여러 채널을 통해 불건전 영업행위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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