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2조원 상회…4개 기금 적립 금액 총 34.5조원
해외 주식서 높은 수익률 기록…국내 주식선 마이너스
올해 경제 불확실성 증가…위험 요인 모니터링 등 대응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등 4개 기금의 총 운용 수익금은 2조8013억 원으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2조 원을 상회하면서 기금 재정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6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용보험기금·산재보험기금·장애인고용기금·임금채권기금 등 고용부 4개 기금 적립 금액은 총 34조5000억 원이다. 기금별 수익률은 고용보험기금 5.14%(4152억 원), 산재보험기금 8.56%(2조1946억 원), 장애인고용기금 10.60%(1639억 원), 임금채권기금 8.01%(276억 원)다.

고용부는 운용·위험 관리 등 전략 수립을 위해 기금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산운용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성과평가위원회를 두고 있다. 각 위원회는 서로 견제와 보완을 통해 기금 운용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역할을 한다. 내부 자산운용팀은 위원회가 수립한 전략에 따라 금융기관인 주간운용사와 연기금투자풀 등을 활용해 자산을 위탁·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금 수익률이 양호했던 이유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운용하는 해외 주식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데 기인한다. 지난해 해외 주식은 미국 증시 호황 등과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33% 수준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 전체 운용 성과를 견인했다. 반면 국내 주식에서는 4개 기금 모두 6~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금별로 보면 재정이 안정적이고 장기 운용이 가능한 산재보험기금과 장애인고용기금은 해외 주식 비중을 높게 운용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 2024년 고용노동부 4대 기금 운용 현황./사진=고용부


반면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 등 이후로 적립금이 크게 줄어든 고용보험기금은 채권 등 현금화하기 용이한 안전 자산 중심으로 여유 자금을 운용해 다른 기금 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용보험기금의 경우 현재 재원 상황이 좋지 않고, 구직급여 지급 등 사업비 지출 수요에 대비해야 해 장기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게 고용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여유 자금은 통상적으로 지출의 1.5배를 갖고 있는 게 안전하다고 보는데, 고용보험기금은 아직까지 그만큼의 재원이 되지 않아 유용하기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보험료율 조정 이후 안정적인 추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올해 투자 여건은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관측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전 세계적 경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변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은 올해 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경우, 불확실한 국내외 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변동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발표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365.14로, 60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4년 12월(107.76)과 비교했을 때 3.4배 증가한 수치다.

고용부는 변동성이 커진 경제·금융시장을 면밀히 분석해 위험 요인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는 오는 7일 고용보험기금 자산운용위원회를 열고 전략적 자산 배분 비중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올해 분야별 투자 비율과 중장기 자산 비율 등 큰 틀을 짜놓고, 추후 변동되는 경기에 따라 설정한 범위 내에서 전술적 자산 배분을 하게 된다. 임금채권기금과 장애인고용기금 자산운용위는 지난해 말 열린 바 있다.

손필훈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고용부가 운용하는 4개 기금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납부한 소중한 보험료와 부담금으로 조성된 것인 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기금별 사업 시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적립금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