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백진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세계의 법정’으로 불리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선거에 한국인 최초로 입후보했다고 외교부가 6일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J는 1945년 유엔 헌장에 근거해 설립된 상설 국제법원으로, 국가간 법적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해결하고 유엔 총회·안보리 및 국제기구의 법적 질의에 권고적 의견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돼있으며, 3년마다 임기가 끝난 5명의 재판관을 선거를 통해 교체하는 방식이다.
ICJ 재판관 후보자는 상설중재재판소(PCA)의 국별 재판관장이 지명해 후보로 등록하게 된다. 우리나라 PCA 국별 재판관은 현재 4명이 있는데, 이들은 백 교수를 후보자로 지명하고 유엔 사무총장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백 교수는 2026년 말 유엔총회와 안보리가 동시에 진행하는 투표에서 절대 과반을 얻으면 최종 당선된다.
|
 |
|
▲ 백진현 서울대 명예교수./사진=외교부 |
백 교수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거쳐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및 8대 소장, 아시아국제법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국제법학술원(IDI)의 유일한 한국인 종신회원으로 있으며,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사건 재판장을 맡기도 했다.
재판관의 국가별 할당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재판관 국적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및 기타 등으로 배분해왔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싱가포르·프랑스·영국·나이지리아·시에라리온·케냐·감비아 등 8개국에서 후보를 냈다.
외교부는 향후 2년 동안 진행될 공개 캠페인에서 백 교수를 다각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매우 오랫동안 ICJ 재판관 진출 문제를 검토해 왔다”면서 “우리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법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국격에 걸맞은 기여를 하기 위해 ICJ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