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사실상 조기 대선 행보를 시작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아 나는 '엿 됐다' 생각했다"라면서 12·3비상계엄 사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에서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공동포럼) 주최로 열린 '2025년 대학생 시국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보수가 어렵사리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을 여당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것이 괴로웠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대학생들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등 정국 현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우리는 모두 계엄이라는 앞으로 어쩌면 100년 동안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걸 함께 겪은 동지애를 가진 세대이다.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여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 겪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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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3.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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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 전 대표는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했다고 했는데 저는 자유민주주의를 계엄이 파괴한 것이라 생각해서 저지했다"라면서 "(특정한) 진영의 해악이나 효용을 배제하고 (다른) 진영의 자유를 지킨다는 식의 자유라면 우리 헌법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전 대표는 "만약 그날 계엄 해제가 안 됐으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군과 충돌하고 유혈 사태가 났을 것"이라며 "일단 그거 막자는 생각이 먼저였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다. 그 이후에 제가 힘들어졌는데 담담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라며 비상계엄 해제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한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한 대학생으로부터 면전에서 사인이 찢기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한 대표의 사인을 찢은 A씨는 한 전 대표가 친중 정치인이자 좌파라고 오해해 항의성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오해를 푼 뒤 다시 한 전 대표의 사인을 받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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