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고금리 장기화에 이자 부담이 커지자 보험사에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는 차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용건수는 줄고 수용률은 낮아졌는데 업계는 차주의 신용도 개선이 미미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받은 후 승진·급여 인상 등으로 인해 처음 대출을 받았을 때보다 신용상태가 개선됐을 경우 금융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2002년부터 업계 자율로 운영되다 2019년 6월 법제화됐으며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카드사에 이어 2022년부터는 상호금융권에서도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
 |
|
▲ 사진=각 사 제공 |
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포함해 국내 생명보험사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가계대출 기업대출 포함)는 전년 동기(4만3302건) 대비 17.7%(7659건) 증가한 5만961건을 기록했다. 이중 56.26%인 2만8672건이 수용됐다.
1년 전인 2023년 하반기 생보사는 4만3302건의 신청건수 중 2만9850건을 수용해 수용률이 68.93%였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서 수용률이 두드러지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2023년 하반기 74.29%에서 지난해 하반기 50.25%로 24.04%포인트(p)나 낮아졌다. 삼성생명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2023년 하반기 2만1398건에서 지난해 하반기 2만2738건으로 늘었으나 수용건수는 1만8597건에서 1만1425건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교보생명도 2023년 하반기 70.7%에서 지난해 하반기 58.93%로 11.77%p 하락했다. 교보생명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2023년 하반기 1만3293건에서 지난해 하반기 1만5395건으로 증가했으나 수용건수는 9398건에서 9073건으로 줄었다.
그 외 생보사 중에서는 ABL생명이 63건 중 60건을 수용하며 95.24%의 수용률로 가장 높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 △흥국생명 80.93% △NH농협생명 71.21% △푸본현대생명 65.57% △신한라이프생명 59.11% △한화생명 55.49% △미래에셋생명 53.33% △동양생명 32.04% 순이었다.
수용건수 감소로 이자감면액도 줄어들었다. 각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34억1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보생명 2억8500만원 △한화생명 9400만원 △흥국생명 8400만원 △신한라이프 7700만원 △푸본현대생명 3900만원 △ABL생명 1100만원 순이었으며 그 외 생보사들은 1000만원 미만으로 총 40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하반기 5261억원보다 23.6%(1244억원) 줄어든 수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의 경우 저신용 차주가 많다보니 다른 업권에 비해 수용건수가 적은 편”이라며 “또 눈에 띄는 신용 개선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아 신청건수 자체도 다른 업권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