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채택·배제 문제로 다툼 불가피…탄핵 심판 영향 당연”
‘위법 구속’에 尹 방어권 침해…“탄핵 각하될 가능성 있어”
[미디어펜=최인혁 기자]법원이 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함으로써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불법 수사’ 논란으로 탄핵심판이 기각 또는 각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25부(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의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 문제 제기와 구속 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공소가 진행됐다고 주장한 것을 인용해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이로써 공수처가 그간 윤 대통령을 구속 수사한 것은 ‘위법’이 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소식을 접하자 즉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의원총회 후 한민수 대변인은 “이번 법원 결정은 헌재의 윤석열 탄핵심판과는 전혀 무관하며 탄핵심판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공수처의 불법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헌재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을 차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은 탄핵심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공수처의 수사 내용이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될 수 없어 증거 분리작업이 진행돼야 하고, 해당 과정에서 증거 채택 범위를 두고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측이 이런 주장을 강하게 제기해 증거 분리 절차를 거친다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2025.2.24./사진=연합뉴스

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새올 법률사무소)는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취지를 볼 때 (헌재가) 증거자료에 대한 위법성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며 "또 어떤 부분이 증거로 채택이 되고, 어떤 부분을 배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씨케이)는 “(판결을 통해)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공수처가 수사한 자료는 적법 절차 위반으로 증거로 쓰지 못한다”며 “탄핵을 하려고 해도 증거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탄핵이 기각될 가능성이 엄청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특히 (위법한) 구속으로 윤 대통령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어 탄핵이 각하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검수완박으로 윤 대통령 측이 검찰이 작성한 조서를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 또한 증거로 인정될 수 없다”며 공수처와 검찰이 수사한 내용이 모두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증거 불충분으로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공수처의 불법 수사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접하자 공수처의 ‘불법 수사’를 강조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무리한 수사와 법적 절차가 이뤄지면서 국민들께서 큰 혼란과 불안을 겪어야 했다. 헌법재판소도 오직 헌법 가치에 입각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기를 바란다”라며 헌재를 압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SNS를 통해 “공수처의 권한도 없는 수사, 무리한 체포를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어떠한 책임이라도 져야 할 것이다. 이후 모든 절차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판단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라며 여론전에 힘을 보탰다.

또 서울중앙지법에서 윤 대통령 구속취소 1인 시위를 했던 윤상현 의원도 SNS에 “이것이 바로 사법정의이고, (이제)남은 것은 탄핵심판청구 각하이다. 법은 공정한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과 절차는 더욱 중요하다. 과정과 절차가 불법적이고 불공정하다면 결과는 무효이기 때문이다”라며 불법 수사를 규탄하는 여론을 윤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이어갔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측이 여론을 등에 업고 공수처의 불법 수사와, 오염된 증거 등을 주장하며 변론 재개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현곤 변호사는 “헌재의 재판은 정치적인 요소가 고려되어 있다. (불법 수사에 대한 여론이 커질 경우) 헌재도 추가 검토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탄핵심판에서 검토가 한번 더 이루어져야 한다면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다. 헌재가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결정을 내려버린다면 (졸속 심판 등)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진녕 변호사는 “최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녹취록이 나오면서 (윤 대통령 측이) 불법 수사에 이어 오염된 증언을 문제 삼아 변론 재개를 요청할 수 있다"면서 "탄핵심판이 지연될수록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헌재는 현재 8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는 4월 18일 문형배·이미선 두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면 헌재는 6인 체제가 된다. 탄핵 인용은 재판관 6인 찬성으로 결정되므로 단 1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윤 대통령 탄핵은 기각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