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협정 체결시 러시아 에너지 제재를 신속하게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2명을 인용하면서 트럼프 대통형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이 재무부에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완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신속하게 대러시아 제재를 철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러시아의 양보 없이도 미국이 제재를 철회할 것이라는 신호로 이해되서는 안 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지난 3일에도 로이터는 완화가 가능한 대러시아 제재 초안을 마련하라는 백악관의 요청에 따라 담당 부처인 국무부와 재무부가 목록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에너지 제재 포함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상한을 두는 서방의 제재를 주도했다. 또한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 및 원유 수송 업체 등도 제재 목록에 올리면서 전쟁 자금 마련을 막는데 주력해왔다.

트럼프 대통형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추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상회담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완화가 핵심 주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종전에 합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가 지금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강타하고 있다"며 "휴전 및 평화에 대한 최종적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은행 제재와 (다른) 제재, 관세를 강력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말한다. 너무 늦기 전에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러시아군이 간밤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 후에 이뤄졌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공격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및 정보공유를 중단한 이후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했음을 부각하는 한편 모두가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형이 조건부로 임시 휴전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최종 평화합의를 향한 진정이 있다면 임시 휴전을 논의할 생각이 있다는 뜻을 지난달 사우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촉구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처음으로 보인 긍정적 신호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외 외신들도 적대행위의 중단에 동의하기 위해서는 최종합의의 골격이 되는 원칙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할 뿐 아니라 참여국을 비롯한 평화유지 임무의 범위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