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정책을 유지 중인 가운데, 케이뱅크가 ATM 수수료 면제 대상 기기를 전국 모든 기기로 확대한다. 전국 ATM 수수료 면제를 주도한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도 동참한 것이다. 반면 대형 시중은행은 여전히 영업외시간 출금, 타행카드 입출금 등 다양한 명분으로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어 대비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다음달 1일부터 입출금·이체 수수료 면제 대상 기기를 전국 모든 ATM/CD기로 확대한다. 그동안 케뱅은 자체 브랜드 기기를 포함한 전 금융권 및 GS25 편의점 ATM에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했는데, 다음달부터 전국의 모든 자동화기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편으로 무료 이용 가능 기기는 기존 4만9000여 대에서 약 6만여 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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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정책을 유지 중인 가운데, 케이뱅크가 ATM 수수료 면제 대상 기기를 전국 모든 기기로 확대한다. 전국 ATM 수수료 면제를 주도한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도 동참한 것이다. 반면 대형 시중은행은 여전히 영업외시간 출금, 타행카드 입출금 등 다양한 명분으로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어 대비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에 케뱅은 수수료 정책도 일부 변경한다. 케뱅 로고가 부착된 브랜드 ATM에서는 무료 이용 횟수 제한이 없으며, 그 외 기기에서는 월 30회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뱅이 수수료 면제 기기 범위를 전국구로 확대한 만큼, 금융소비자들도 큰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카뱅의 경우 지난 2017년 7월 출범 이후 수수료 면제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1년 단위로 수수료 면제 기간을 연장하고 있는데, 카뱅은 올해도 연말까지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국내 모든 부가가치통신망(VAN)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토스뱅크도 출범 초기부터 주요 은행 및 편의점 ATM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반면 대형 시중은행은 여전히 수수료 수취를 고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종합하면, 자행 계좌송금 및 영업시간 내 자행 출금을 하는 경우에만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또 은행마다 영업시간 전후나 타행 서비스 등으로 구분해 수수료 수취에 차이를 두고 있다. 주로 영업시간 외에 현금을 인출할 경우 금액에 따라 250~500원의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행카드로 현금을 입금하거나 타행기기에서 현금을 출금할 경우에는 영업시간 전후에 따라 최대 1000원까지 받았다. 타행 계좌송금도 금액에 따라 수취하는 규모가 달랐는데, 한 은행은 100만원 초과 시 1200원을 수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행기기를 이용한 계좌송금에서도 동일하다.
이처럼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이 수수료 수취에 차이점을 보이는 건 점포 및 ATM 운영의 유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은행이 무점포 모바일뱅킹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대형 시중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면서 점포별 인력을 배치하고 ATM기기를 운영하는 까닭이다.
시중은행으로선 ATM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카드거래 확대 및 관리비 증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현금 이용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은 ATM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TM 서비스 이용이 줄어들면서 수수료 이익이 감소한 반면, 인건비·전기료·임차료 등 관리비용은 늘어난 까닭이다.
이 여파로 은행들은 최근 빠른 속도로 ATM 운영을 축소하고 있다. 국내 16개 은행이 운영 중인 ATM 기기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2만 7347개로 1년 전 같은 기간 3만 503개 대비 약 10% 감소했다.
인터넷은행이 ATM 서비스 전국 무료화를 선언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케뱅이 분석한 지난해 ATM 이용 패턴에 따르면, 자행 고객의 월 평균 ATM 이용 횟수는 4.1회에 불과했으며 99%의 고객이 월 30회 미만 이용 중이었다. 이에 케뱅 비제휴 기기에서도 월 최대 30회까지 무료로 ATM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고, 현금 대신 카드를 이용하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은행으로선 ATM 운영에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은행 공동ATM이나 편의점 제휴 등으로 운영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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