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트럼프 2기 행정부가 12일(현지시간)부로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시행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이 도전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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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품부두./사진=포스코 |
지난 2018년부터 쿼터제로 대미 철강 수출량 연 263만 톤으로 제한됐던 한국 철강업계는 25% 관세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대미 수출용 철강 제품에 25%관세가 붙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산에 비해 약화된다. 이는 대미 철강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쿼터제 해제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확대와 맞물리면서 철강 기자재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국내 철강이 미국 내 LNG 플랜트 기자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철강 업계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트럼프 2기는 출범 짓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동시에 알래스카 천연자원 개발 규제 철혜와 LNG 프로젝트 승인을 단행했다.
현재 알래스카와 루이지애나를 포함한 11개 LNG 프로젝트가 건설 전 단계에 있고 내년까지 최종투자결정을 완료한다.
이에 따라 파이프와 피팅(배관 시스템 부속품)등 LNG 플랜트 관련 기자재와 LNG선박 등에 요구되는 고강도 철강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아직까지 중국산 철강 제품이 과잉 공급 리스크로 작용하지만 한국 철강업계는 고부가 가치 고강도 철강 제품을 주력으로 LNG 플랜트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무관세 혜택을 누리던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가 적용되는 것도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도 석유·가스 시추와 운송에 사용되는 배관, 밸브, 강관 등 한국산 철강 제품은 미국 내 수입 상위 10위권에 포함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시추 케이싱(강관)·배관 품목의 수입액은 4억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해당 품목에서 한국산 제품의 미국 내 점유율은 46.2%에 달했다.
철강관의 경우 미국의 대한 수입액은 2억88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산 철강관 점유율은 65.9%였다. 한국산 밸브와 철강 제품의 미국 내 점유율은 같은 기간 각각 8위와 5위에 올랐다.
트럼프 2기를 맞아 대중 무역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우위를 보였던 중국 제품은 한국 제품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국내 철강 업체들이 극저온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LNG용 고급 강재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1300여 ㎞ 가스관과 LNG 액화터미널 건설이 핵심인데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기온에서 기술력은 필수다. 또한 영하 162도의 LNG를 저장하는 LNG 저장탱크 내벽에는 9% 니켈이 함유된 특수 강판이 쓰인다. 해당 가스관에도 대규모의 강관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업체들은 LNG 플랜트용 특수강 개발 및 공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망간강' 제품이 대표로 꼽힌다.
고망간강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을 견디면서도 마모와 부식에도 강한 특수 합금강이다. 니켈 대비 저렴하고 조달이 쉬운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광양 LNG 터미널 저장탱크를 고망간강 제품으로 만들었다.
한편 현대제철은 9% 니켈 함유 특수강판과 LNG 선박용 후판, 저장탱크 강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엔지니어링 및 기술 인력 설루션 기업인 'NES Fircroft'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터미널 액화열차, 저장탱크, 터미널 시설 및 해상 서비스 시설, LNG 운반선을 수용할 수 있는 선적 부두 등 공사에는 10만∼15만 톤의 철강재가 사용될 것으로 추산된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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