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또 다시 급증세를 나타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와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완화로 서울 강남3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들썩이면서 대출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
 |
|
▲ 최근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또 다시 급증세를 나타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은행이 지난달 새로 취급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신규 주담대는 총 7조4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1월(5조5765억원)보다 34.3% 증가한 규모다. 월별 취급액 기준으로 대출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해 9월(9조2088억원) 이후 최대다.
당국의 금리인하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는 데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으로 강남3구를 중심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회복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혼합형 주담대 가산금리를 0.15%포인트(p) 내린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택구입자금·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금융채 5년·10년물 지표금리 상품 한정) 금리를 0.1%p 인하하고, 7가지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 우대금리 신설을 통해 0.1~0.2%p 하항 조정한다. 앞서 농협은행이 지난 6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0.2~0.3%p 내렸고,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5년 변동 주담대를 신규 신청하는 경우 가산금리를 0.25%p 인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대출금리와 관련해 "대출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 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며 "이제는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도 지난달 26일 '2025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 사전 브리핑에서 "시차를 가지고 우물쭈물할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도 상반기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1·2 금융권 전체 금융사에서 취급하는 주담대와 신용대출 및 기타대출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금리가 1.5%로 상향돼 대출한도는 더 줄어든다. 이에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도 대출수요를 끌어올릴 변수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6일 발표한 3월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주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올라 직전 주(0.11%)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신학기 이사수요 등과 맞물려 최근 대출상담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