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결집에도 탄핵 '인용' 여론 상승 추세
尹 복귀 가능성에 국힘 잠룡 외연 확장 차질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여권 잠룡들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파장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사수에 나서면서 잠룡들이 외연 확장에 나설 기회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두고 딜레마를 겪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전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절차적 하자’ 문제가 탄핵심판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돌아온 尹, 리더십 회복해 보수 지지층 재결집 이끌어

이에 정치권에서는 탄핵 결과와 무관하게 윤 대통령이 리더십을 회복하고 조기 대선에 관여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배경에는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여론을 조사해 10일 발표*한 것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대비 5.1%p반등한 42.7%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후 정당 지지율이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남에 따라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공동운명체가 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윤 대통령을 접견한 이후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윤상현 의원을 필두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각하를 위한 24시간 1인 시위에도 돌입했다.

   
▲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대기하던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2025.3.8/사진=연합뉴스

발목 잡힌 잠룡, 조기 대선 시 중도층 외연 확장 차질

윤 대통령 구속취소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지만, 중도층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돼 탄핵 인용에 대한 여론이 상승하는 것은 딜레마로 여겨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여론을 조사해 11일 발표**한 것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 인용에 대한 여론은 직전 조사대비 3.6%p 상승한 55.6%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 등에는 공감하지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 여론으로 나타난 것으로 읽힌다.

따라서 헌재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이 짊어질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여권 잠룡들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관측하면서 조기 대선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다. 

실제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 구속취소 후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을 강조하면서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던 오 시장은 최근 공수처 때리기와 헌재 압박에 동참하며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최근 북 콘서트를 통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섰던 한동훈 전 대표 또한 이날은 공개 활동을 자제했다. 전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산에서 열린 북 콘서트장을 찾아 한 전 대표를 규탄하며 압박에 나서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등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 공식적으로 대선 행보를 시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여권 잠룡들의 행보에 차질이 발생한 것에 대해 “잠룡들이 탄핵 기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해 윤 대통령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야권은 이재명 대표로 대선 후보가 정리된 상황인데, 국민의힘은 잠룡들이 몸풀기도 하지 못하게 됐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면 더 나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라며 윤 대통령 구속취소가 국민의힘의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 응답률은 6.4%이다.

**리얼미터가 10일 전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501명 대상으로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8.1%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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