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테슬라 차량을 직접 시승하고 구매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보여줬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일론 머스크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렇듯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일론의 '아기'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공모해 보이콧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에 새 테슬라 차를 살 것"이라고 선언했고, 같은 날 백악관 경내에서 빨간색 테슬라 모델 S에 머스크와 함께 탑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모습을 담은 영상도 트루스소셜에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운전석에 앉아 차량을 "아름답다"고 거듭 칭찬하며 "내가 이 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 제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며 둘째, 머스크가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그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는데, 나는 사람들이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와 낭비, 모든 종류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곧 우리나라는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 신분상 직접 차량을 운전할 수 없다며 구매한 테슬라는 "백악관 직원들이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머스크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훌륭한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가 향후 2년 안에 미국 내 차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지지 선언에 힘입어 이날 테슬라 주가는 3.79% 상승한 230.5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최근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반발한 테슬라 불매운동과 차량·매장·충전소를 겨냥한 공격이 잇따르면서 테슬라 주가가 전날 15.4% 폭락한 상황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를 두고 '대통령직을 이용한 사적 이익'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약 8만 달러(약 1억1600만원) 상당의 테슬라 차량 구매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내 다섯 대의 테슬라 차량을 전시하며 백악관을 "테슬라를 위한 임시 전시장"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