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인수한 네파, 막대한 인수 이자부담…2017 인수한 모던하우스, 엑시트 불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며 갑작스럽게 법정관리 신청에 나선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이전에도 인수 기업의 경영에 실패하거나 인수 기업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사례가 주목 받으며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 MBK파트너스 CI./사진=MBK파트너스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MBK가 과거 인수한 이후 경영난을 겪거나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파, 모던하우스 등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무리하게 기업을 인수하고 투자금 회수와 인수차입금 상환에만 몰두해 기업의 성장을 외면하는 사모펀드의 행태에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MBK는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네파를 대규모 차입금을 떠안고 인수해 기업에 막대한 인수 금융 부담을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K는 지난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인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네파의 지분 94.2%를 인수했다. MBK는 당시 인수대금 9970억 원 중 4800억 원가량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이외 자금은 지난 2009년 조성한 2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마련했다.

이후 MBK는 네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티비홀딩스를 지난 2015년 네파와 합병시킴으로써 네파에 매년 200억~300억 원대 이자 부담을 전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합병 이후 지난 2023년까지 9년간 네파가 부담한 금융비용은 273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 네파 CI./사진=네파 제공


영업외비용이 확대되면서 네파의 재무 건전성 역시 악화되며 현재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자 부담 외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의류 소비가 줄어들고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네파의 실적 악화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던 MBK는 지난 2020년에는 네파의 전환상환우선주 투자 기한을 3년 연장하며 상환 시점을 유예하기도 했다.

2013년 MBK 인수 당시 네파의 연매출은 470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인수 이후 2015년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해 2023년에 3136억 원으로 감소하며 10년 새 매출 약 33%가 줄어들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182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2013년 1052억원에 달했던 네파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1101억 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부채비율 역시 2013년 34%에서 2023년 231%로 치솟았다.

   
▲ 모던하우스 매장 전경./사진=이랜드그룹 제공


이와 함께 MBK파트너스는 모던하우스의 엑시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인수자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가구 및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는 홈데코 시장에서 국내업체 1위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4년 이랜드리테일이 런칭한 모던하우스는 그룹에 자금난이 닥치자 2017년 MBK에 인수됐다. 당시 인수대금은 6860억 원으로 MBK는 모던하우스의 지분 100%를 가져갔다.

MBK는 지난 2022년 모던하우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철회했다. 지난해 말 모던하우스를 다시 매물로 내놓은 상태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다만 모던하우스의 경우 실적은 인테리어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인수 당시 1144억 원이던 모던하우스의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함과 동시에 크게 늘어 지난 2023년에는 4000억 원을 돌파했다. 때문에 매각에 성공할 경우 매각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K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도 다른 기업인수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MBK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인수를 위해 협상을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해 가격 등 세부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또 고려아연이 한화 주식 처분으로 회사와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 제기를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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