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B 개인투자자 금감원 앞 시위…불완전판매 가능성 '주목'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단기채권이 증권사 창구에서 상당 규모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신영증권 등 증권사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저 도덕적 해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태다.

   
▲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단기채권이 증권사 창구에서 상당 규모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가 업권을 가리지 않고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특히 금주 들어선 일반 투자자들과 관련된 이슈가 불거지면서 문제가 한층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 ABSTB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상환이 막히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ABSTB는 홈플러스가 구매전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함으로써 카드사가 갖게 된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이다.

해당 채권 잔액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상환이 중단된 상태다. 최소 투자금액이 1억원 수준이어서 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도 다수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해당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채권을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달라고 촉구하는 시위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약 20여명이 모인 상태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 측은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 물품구입을 위해 우리에게 팔았던 상거래채권"이라면서 "홈플러스는 MBK 소유 국내 대형할인매장인데 이렇게 큰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회생신청을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으며, 이는 홈플러스의 고의성 부도행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금융당국은 사태 파악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은 각 증권사에 공문을 발송해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CP), 전단채, 카드대금채권 등을 기초로 발행된 ABSTB) 중 개인 대상 판매 금액을 오늘(12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만약 판매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홈플러스의 신용평가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심될 경우 ‘불완전판매’ 이슈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가 이번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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